포스코가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 플랫폼 개발에 나선 것은 차세대 철강재 기술을 확보하고, 완성차 업체와 협상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포스코는 그동안 내연기관차용 강판을 주력으로 판매해 왔다. 자동차 차체와 섀시 등 모든 종류 차량용 강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며 매출 비중도 높다. 최근에는 전기차용 차체와 섀시, 구동용 모터, 배터리팩 등에도 철강재를 납품한다. 이를 바탕으로 확보한 고객사는 BMW와 GM, 폭스바겐 등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를 아우른다.
포스코 입장에서 완전 자율주행 차량은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고민거리였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철강 기술과 제품이 요구된다. 완전 자율주행차는 탑승자 주행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만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신소재와 표준이 필요하다. 포스코가 참여하는 '월드오토스틸'이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배경이다. 월드오토스틸은 △전장 3995㎜×전폭 1880㎜×전고 1880㎜ △전장 4395㎜×전폭 1850㎜×전고 1880㎜ 등으로 구분된 완전 자율주행차 개념설계를 제시했다. 향후 상세설계에 나선다.
철강사는 이에 맞춘 철강 기술 및 제품 개발을 가속, 대체재 대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이를 토대로 완성차 업체와 완전 자율주행 차량에 들어갈 철강재 납품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포스코의 경우, 친환경 완전 자율주행차에 적합한 기가 스틸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기가스틸은 십원짜리 동전 크기에 25톤 이상 무게를 버틴다. 통상 차량에는 약 900㎏에 이르는 철강재가 들어가는데, 기가스틸 같은 초고장력 강판은 차량 무게를 줄여 연비를 확보할 수 있다. 포스코는 기가스틸 제조에 필요한 '롤 스탬핑' 공법까지 독자 보유했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에는 적용하는 철강재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면서 “예를 들어 경량화 같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콘셉트에 맞춘 기술 개발 등을 토대로 판매 협상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월드오토스틸은 내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 프로젝트를 완료한다. 이를 국제 안전 표준 등으로 추진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SEM 프로젝트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 콘셉트 연구”라면서 “이에 적합한 자체 철강 소재 경쟁력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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