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지속가능 성장, 유지보수 활성화가 첫 단추

현 시점에서 모든 산업을 관통하는 한 가지 키워드를 들라면 '지속 가능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모든 기업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친환경 상품 역시 쏟아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미래의 차로 여겨지던 순수 전기차는 이미 우리 일상에 자리 잡았고, 친환경 소비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에코백과 텀블러는 모두가 서너 개는 가지고 있을 정도로 넘쳐난다.

새로운 친환경 제품도 필요하지만 지속 가능성의 핵심은,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자원을 더 적게 쓰는 것이다. 영국의 석학 카를로타 페레스 교수는 제품의 내구성을 높여 자원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유지·보수와 관련된 서비스를 활성화시켜 일자리는 늘리는 '스마트 그린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유지·보수 서비스는 지속 가능성 강화와 직결된다. 우선 제품의 수명을 늘려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자원과 에너지 소비를 줄여 준다. 또한 유지·보수를 통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제품을 관리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여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준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유지·보수 서비스에 접목하면 에너지 절감 효과를 배가시킨다. 공조 설비는 물론 조명장치 등을 통합 관리해 업무환경은 더욱 쾌적하게 하면서 에너지 사용량은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의 경우 전기료가 20% 이상 절감되는 실증 사례도 확보되고 있다.

유지·보수 서비스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공조업체 '트레인'(TRANE)은 북미 시장 전체 매출의 50%를 유지·보수와 서비스에서 올리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공조업체 '다이킨'(DAIKIN)도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한 기업 고객 대상으로 유지·보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대다수가 가입하고 있다. 공조설비의 유지·보수를 전문가에게 맡김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탄소중립, 친환경을 외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를 지키는 것은 화려한 구호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기존 시설의 효율을 높이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본질에서 벗어난 친환경 전략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우수한 친환경 솔루션이라 하더라도 비즈니스의 연속성 확보와 생산성 향상에 분명한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전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지·보수 활성화는 이처럼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본이자 출발점이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비용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공조장치와 같은 에너지 관리 분야에서 도입률이 1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미래 목표가 아니다.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하는 실천 과제다. 즉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실천적인 전략 도입이 시급한 시점이다. 그리고 유지·보수 활성화는 중요한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를 늘리는 친환경 전략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ET단상]지속가능 성장, 유지보수 활성화가 첫 단추

하이엠솔루텍 유광열 대표 ky.yoo@himsolut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