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학생들에게 소송 당한 애플..."충전기 왜 안 주나"

애플은 지난해 10월 전체 아이폰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했다. 사진=애플
애플은 지난해 10월 전체 아이폰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했다. 사진=애플

중국 대학생들이 애플에 자신들이 구입한 아이폰의 충전기를 제공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27일(현지시각) 상하이법학저널을 인용, 중국 대학생 5명이 '아이폰12' 기본 구성품에 충전기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베이징인터넷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원고 측은 아이폰12 시리즈에 포함된 'USB-C-라이트닝' 케이블이 이전에 애플 기기에 제공됐던 구형 어댑터와 호환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객이 호환 충전기나 맥세이프 무선 충전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추가 비용을 들여 따로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이 맥세이프 제품 판매를 높이기 위해 충전기를 제외한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원고 측은 “애플이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자사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환경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단순 영업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했다는 사실도 언급됐다. 샤오미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11' 구성에서 충전기를 제외했으나, 충전기를 포함한 모델과 제외한 모델을 같은 가격에 판매했다. 소비자에게 환경 보호에 동참할 것인지, 추가적인 충전기가 필요한지를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줬다.

원고 측은 애플에 학생 중 한 명이 구입한 '아이폰12 프로맥스'에 충전기를 제공하고, 계약 위반에 대한 100위안(약 16달러) 및 소송 비용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진행 중이며, 양측이 법원에 추가 증거를 제출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버지는 “이렇게 적은 금액으로 애플을 고소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주장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며 환경문제를 들어 모든 모델에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대부분 고객이 이미 여분의 어댑터를 가지고 있어 추가로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은 아이폰 충전기 및 충전 방식과 관련해 다른 나라에서도 압박을 받고 있다. 올해 초 브라질 상파울루 소비자 보호 기구(프로콘 SP)는 아이폰12 시리즈를 충전기 없이 판매한 애플에 약 190만달러(약 22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유럽연합(EU)도 칼을 빼들었다. 오는 2024년부터 모든 모바일 기기의 충전 단자를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애플은 이러한 움직임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