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은행업계와 첫 간담회에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가 가능하도록 은행의 디지털 신사업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겸영·부수 업무를 적극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혁신 과정에서 금융권과 빅테크 간 불합리한 규제 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도 재차 강조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장, 유관기관 등 은행업계 관계자들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방침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 임성훈 대구은행장,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박종규 금융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고 위원장은 최근 은행·보험·증권 등 여러 기능을 단일 플랫폼에서 구현하는 리번들링 현상이 가속화함에 따라 금융그룹의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가 가능하도록 제도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 특수성을 고려해 망분리 규제도 단계적으로 합리화하고 금융·비금융간 정보공유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 위원장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 은행의 겸영·부수업무를 적극 확대하겠다”며 “은행이 종합재산관리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부동산에 제한된 투자자문업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혁신금융서비스로 운영해온 플랫폼 사업 등에 대해서도 은행 부수업무를 합리적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는 '동일기능 동일규제'에 대해서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 규제 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그동안 빅테크·핀테크가 금융 분야에 진출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며 “은행권과 핀테크 기업이 공존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제도 기반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은행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언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행위 규제를 정비하고 유연한 부수업무 허용과 데이터 활용도 제고 기반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은 은행 업무를 주요 기능별로 구분하고 이에 따른 스몰라이선스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 성장하기 위한 당국의 제도 지원을 요청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