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 기반으로 창업에 나서지만 절반 이상이 창업 초기의 '데스밸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진다. 모두가 유니콘을 향한 부푼 꿈을 안고 출발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고 사업화하면서 숱한 위기와 마주한다. K-ICT창업멘토링센터는 초기 스타트업에 경험 많은 최적 멘토를 소개하고 조언과 기술 경험을 전달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멘토링 서비스를 받은 스타트업 가운데 성공담을 써 가고 있는 유망기업 20곳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편집자>
데이터 유출과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한 열망으로 창업에 뛰어든 청년이 있다. 글로벌 유전정보 분석 경진대회인 'iDash 2020'에서 1등을 한 디사일로(대표 이승명)가 주인공. 알리바바, 예일대팀 등을 제치고 이룬 성과다. 차세대 암호기술을 활용해 데이터가 활용되지 못하고 고여 있는 '데이터 사일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디사일로'를 설립했다. 디사일로는 개인정보와 민감정보 유출 없이 데이터를 결합·가공해서 분석하는 '데이터 거래 및 분석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플랫폼 내에서 모든 데이터가 암호문 상태로 유통되도록 구현했다. 데이터를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품질 저하와 복잡한 가명 절차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차세대 보안기술로 주목받는 동형암호 기술이 기반이다. 동형암호는 연산 이전에 반드시 평문으로 복호화하는 기존 암호 체계와 달리 암호문에 직접 연산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올해로 설립 2년째를 맞는 디사일로는 보안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리즈A 투자를 성공시켰다. 기존 시드 투자자인 네이버 및 본엔젤스를 비롯해 신규 투자자인 KB인베스트먼트, 슈미트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금액은 60억원이다. 이승명 대표는 “제품도 나오지 않은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뤄 냈다”면서 “기업과 협업해 국제 데이터 분석 대회 수상, 제품 개발 방향 등에 대해 인정받은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사일로는 플랫폼을 활용한 데이터 거래 시장에 주력한다. 이종 또는 동종 데이터 결합·분석 요구가 늘고 있지만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비식별화하는 과정이 필수다. 이를 위해 정부는 데이터 결합 전문기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과 시간이 소모된다. 비식별화 작업 과정을 거치면서 데이터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디사일로 플랫폼은 모든 데이터가 암호문 상태로 유통됨에 따라 이러한 데이터 유출 및 품질 저하 문제가 원천적으로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데이터의 민감 여부와 상관없이 기관과 개인 사용자가 데이터를 손쉽게 결합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목표”라고 말했다.
다사일로는 K-ICT 창업멘토링센터의 이인홍 멘토를 통해 사업 계획과 개발을 위한 조언을 받았다. 이 멘토는 삼성종합기술원 출신으로, 정보기술(IT) 관련 제품 개발 등에서 30여년 동안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이 대표는 “이 멘토가 직접 경험한 사례에 기반해 멘토링했다”면서 “특히 신제품 개발, 인력 채용, 투자 등 중요한 사업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표>디사일로 기본 정보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