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두 축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올 3분기 시장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 글로벌 물류대란 등 부정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내 화장품 규제가 심화되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도 빨간불이 켜졌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2145억원, 영업이익 5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소폭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3% 하락한 수치다.
LG생활건강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분기 매출 2조10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다만 고급 화장품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은 4.5% 늘어난 3423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화장품 부문의 매출 하락세다. LG생활건강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한 1조267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 모두 잠정 집계 실적이라 세부적인 국가별 매출액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업계는 화장품 매출 하락 주 원인으로 중국 사업 부진을 꼽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매출에서 중국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두 회사의 중국 사업이 전체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0%, 50% 수준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시장 지배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8년 5.5%에서 2020년 3.5%로 낮아졌다. 올해는 3.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올 3분기 오프라인 매장 축소 등으로 인해 이니스프리 매출이 감소하며 전체 중국 매출이 하락했다.
올 하반기에도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고 규제 강화에 따른 타격도 불가피하다.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률은 지난 7월 3%에 그쳤고 8월은 0%로 정체됐다. 앞서 2분기까지만 해도 18% 고성장을 이뤘던 것과 대비된다.
이 같은 상황 탓에 올 4분기에는 연중 최대 쇼핑 기간인 '광군제'가 포함되어 있지만 실적 기저가 높아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글로벌 물류대란과 치열해진 중국 시장 동향으로 수익성은 더욱 떨어진 상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4분기 큰 행사(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를 앞둔 시점에 심화된 수출입 물류 대란으로 인해 일부 매출 기회 손실이 발생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면서도 “럭셔리 화장품과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 확대로 전사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