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롯데카드는 변화할 것입니다. 데이터 기반의 달라진 서비스를 주목해 주십시오.”
롯데카드의 서비스 혁신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고영현 상무. 빅데이터 전문가로 정평이 난 고 상무는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해 온 서비스를 최근 론칭했다. 이어 2단계 혁신 작업에 돌입했다.
경쟁이 치열한 카드업계에서 빅데이터 기반 분석 기술을 접목한 롯데카드 서비스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소비자의 생활패턴은 디지털로 전환됐다. 지불 시장 역시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 등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대출 이자율도 낮아지고 있다. 그만큼 카드업계의 비즈니스가 위축됐다는 의미다.
고 상무는 “카드사가 잘할 수 있는 고객자산, 분석역량 등을 바탕으로 서비스에 대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잘 찾아주는가 하는 것들, 즉 고객에게 편하고 의미 있는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카드사 자체의 만족도와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그는 확신한다.
롯데카드는 BDA(빅데이터 어넬리틱스)실을 통해 고도화된 분석모델을 구현하고 선도적으로 서비스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많은 업무가 자동화돼야 하며 이런 구조를 만드는 게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BDA실은 데이터 기반의 카드업무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 상무는 “데이터 기반 전사 의사결정을 지원하는데, 일반 비즈니스 업무와 연계된 데이터 분석은 물론 머신러닝 모델과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게 대표적”이라며 “캠페인 효율화를 위해 성과 분석이나 테스트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롯데카드는 BDA실을 통해 현업에서 요구하는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고 운영한 첫 사례로 업계 시선을 사로잡는다.
고 상무는 “현업에서 직접 업무를 분석하고 요건을 정의한 후 데이터 분석을 위한 신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직접 발의했다”면서 “기존 외산 시스템을 대신해 빅데이터 처리,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향후 확장성 및 분석결과를 바로 고객 마케팅에 적용할 수 있는 연계성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현업이 IT부서의 도움 없이 운영할 수 있는 국산솔루션(오브젠)을 선택, 구축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고 상무에게 롯데카드 서비스 혁신 작업에 대해 추가로 설명을 들어봤다.
-진행한 프로젝트를 추가로 설명하면.
▲한마디로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 플랫폼 기반의 분석가 작업 환경을 만들었다. 동시에 서비스 추천 로직을 머신러닝 모델 기반으로 전면 개편했다. 과거에는 서비스 로직의 기본 골격은 협업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이라는 단순한 연관성 정보를 이용한 추천이었다. 많이 활용되지만 모델 기반보다는 단순하다. 모델 기반은 상당한 연산이 필요한데 과거에는 이러한 연산량을 극복할 인프라와 시스템이 없었다. 분석 플랫폼 구축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고, 600개 모델을 신규로 만들어 고객이 어떤 카테고리를 선호하는지 세밀하게 예측·추천하도록 했다.
-서비스에 어떤 식으로 반영되나.
▲보기에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은데 카드 앱에 로그인하면 결제 관련 기본정보 이후 수십여개의 콘텐츠가 노출되는 데, 이 때 개인의 평소 소비패턴을 점수화해 선호 콘텐츠가 위로 올라가게 된다. 단순히 콘텐츠 연관성으로 추천하는 방식보다 훨씬 정교해진 것이다. 당장 이용내역이 없더라도 기본적인 개인 정보를 바탕으로 유사한 고객들의 선호도를 활용해 정보가 부족한 고객의 이용패턴도 예측해 콘텐츠를 추천할 수 있다.
-현업에서 직접 구축에 나선 이유는.
▲컨설팅을 해보니 분석가가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실제 업무에 반영되는 과정이 지난하다는 것을 알았다. IT부서와의 긴밀한 협조 여부 문제도 있었다. 현업에서 끝까지 책임지고 빨리 개발·적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다. 현업이 아직은 내부 IT 시스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지만, 분석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IT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 더 원활한 소통·활용체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머신러닝 기반으로 모델을 정교하게 만들었다. 끝이 아니고 지금은 1단계다. 카드 비즈니스가 30년 이상 됐지만 매달 수백개 캠페인이 습관적으로 돌아가며, 카드는 이러한 작은 캠페인들이 모여 성과를 내야 하는 비즈니스다. 고객 상황에 맞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를 만들고, 카드 비즈니스의 수많은 캠페인을 자동적으로 분석하고 효율화할 수 있는 체계를 잡는 것이 2단계다. 내년 안에 더 발전된 2단계를 만들어 선보일 예정이다.
△고영현 상무는
포항공대에서 데이터마이닝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빅데이터 전문가다.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카드에서 비즈애널리틱스 팀장으로 근무했다. 2016년 이후 인공지능 전문기업 애자일소다 대표 및 대표 컨설턴트를 맡았다. 지난해 9월부터는 롯데카드 BDA 실장으로 영입돼 전사의 빅데이터 분석 및 모델링을 총괄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