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요20개국(G20) 정상들이 디지털세 합의안을 추인한 것과 관련해 “이번 합의로 한국 정부의 세수가 약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문재인 대통령 G20 참석 수행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는 국익을 극대화하는 관점에서 협상에 임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세는 일정 매출액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매출이 발생하는 나라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매출발생국 과세권 배분'(필라1)과 일정 매출액 이상의 글로벌 기업은 세계어느 곳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15%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도록 하는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필라2)으로 구성된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필라1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필라1에 의해서는 세수가 감소하고 필라2로는 늘어나며 종합적으로는 세수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필라1이 시행되면 한국도 구글이나 애플 등 IT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걷을 근거가 마련된다.
홍 부총리는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 가운데 70~80개 정도 기업에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을 듯 하다”며 “현재는 해당 기업들의 이익률이 높지 않지만 거대 플랫폼 사업자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우리나라가 거둘 수 있는 세수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2025~2030년 사이에 필라1 세수 효과도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세금을 내는 곳만 달라지므로 디지털세 도입에 따른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반도체 등 중간 투입재는 최종 매출 귀속 기준을 결정해야 한다. 기업이 이미 시장소재국에 세금을 내는 경우 해당 국가에 배분될 과세권을 제한하는 세이프 하버 조항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홍 부총리는 “매출 귀속 기준, 세이프 하버 기준을 어느 정도 도입할지에 따라 세수 추계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