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공예·부동산 투자, 온라인으로 배운다...성인교육 시장 커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A씨는 코로나19로 실내 체육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며 운동을 하는 '홈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인기 유튜버 영상을 따라해보며 흥미가 생긴 뒤에 그 유튜버가 참여하는 온라인 클래스도 신청했다. 체계적으로 필라테스를 배워보기로 결심했다.

#또다른 직장인 B씨는 취미로 꾸준히 직조 공예 등을 배웠다. 각종 핸드메이드 소품을 만들었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렸더니 주문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생겼다. 온라인 핸드메이드 플랫폼에 제품을 올리고, 소규모 클래스도 열게 됐다.

영상영어나 자격증 교육 등으로 제한됐던 성인 대상 온라인 교육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드로잉, 공예, 홈트레이닝은 물론이고 유튜브 영상 제작, 부동산 및 주식투자까지 온라인으로 배우는 사람이 늘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원컴퍼니(패스트캠퍼스), 클래스101, 탈잉 등 성인 대상 취미나 직무 관련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에는 유·초등 중심의 웅진씽크빅이 세계 최대 성인 교육 플랫폼 '유데미'를 한국화해서 서비스하는 등 성인 대상 온라인 교육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성인교육 시장은 디지털 전환과 '주 52시간제' 확대 도입과 이직, 창업 등이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20~30세대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 여러 개의 부업, 취미 활동으로 추가 수익을 모색하는 'N잡러' 열풍도 이러한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유튜브 등을 시청하면서 마이크로 러닝(분 단위 짧은 학습)에 경험을 쌓았던 소비자들은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 지식 및 스킬 습득을 위해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찾고 있다. 성인교육 플랫폼은 다양한 콘텐츠의 구독 서비스 상품을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은 마치 전자책을 읽듯 여러 교육 콘텐츠를 동시에 이용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사내독립기업(CIC)체제로 개편한 성인교육회사 데이원컴퍼니는 올해 1000억원 매출 달성을 앞뒀다. 직원 수도 450명에 이른다. 특히 직장인 대상 실무 교육을 제공하는 패스트캠퍼스 CIC는 올 상반기 이용자가 작년동기 대비 2배 이상(108%) 늘었다. 부동산·금융, 디자인,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부동산·금융 분야와 디자인 분야의 거래고객수 증가율이 250%, 120% 각각 증가했다. 프로그래밍 분야를 듣는 이용자도 1만5000명에서 2만3000명으로 8000명 가량 늘었다. 헤어, 베이킹, 일러스트, 만화·웹툰 등 전문가 강연을 담당하는 콜로소 CIC도 2분기에 이미 작년 동기 대비 3배 가량 방문자 수가 증가했다.

클래스101은 '신사임당' 등 인기 유튜버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부동산, 주식투자 등 금융 관련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드로잉, 공예 등 취미 콘텐츠에서 출발해 자기계발과 커리어, 키즈 분야로도 콘텐츠 확대에 성공했다. 누적 크리에이터 10만명, 누적회원수 350만명을 넘겼다. 9월에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직원 숫자도 350명까지 불어났다. 클래스101은 누구나 영상 하나로 크리에이터 될 수 있도록 하는 '원포인트 클래스'를 오픈하는 등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콘텐츠를 늘려가고 있다.

과거 온라인에서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운동이나 야외 활동 콘텐츠도 급증 추세다. 직무·취미 영역의 '탈잉'은 건강 및 체력 관리를 위해 스포츠 분야 국가대표급 선수로 스포츠 클래스를 선보였다. 박용택, 봉중근 위원이 참여하는 야구 클래스에 이어 클라이밍, 러닝, 축구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호건 청주대 경영학 교수는 “미국에서도 코세라, 유데미와 같은 성인교육 플랫폼이 기업공개(IPO)하는 것처럼 성인교육시장 확대는 세계적 트렌드”며 “기대수명은 늘어나는데 미래직업은 점점 더 불확실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직업 전환교육이나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장형 교육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도 자격증 기반 오프라인 교육을 넘어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직업교육 및 평생교육 정책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