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눅들 필요 없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우리는 '최초'를 기록하는 사람들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부회장)이 1일 공식 취임했다. 권 대표는 이날 취임사 대부분을 임직원을 격려하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데 할애했다.
그는 “최근 이어진 품질 이슈로 걱정이 많았을 것”이라며 “동이 트기 전에 가장 어둡다고 하듯 길게 보면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 강점이 있다”며 “2만5000여개의 원천 특허, 대규모 생산 능력·공급 역량, 핵심 고객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 등을 잘 구축하고 여전히 고객에게 신뢰받고 있어 우리가 가야 할 비전은 고객에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배터리 비즈니스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는 모든 업무에 '최초'를 기록하는 사람들”이라며 “여러분이 하는 일이 인류의 역사와 시대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라는 자부심을 절대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대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다. GM·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0조원 규모 수주 물량을 순조롭게 공급해야 한다. 연장선에서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LG그룹은 이에 그룹 내 핵심 인사이자 배터리 사업 경험이 있는 권영수 부회장을 지난달 25일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로 전격 선임했다. 권영수 대표는 GM 배터리 리콜과 급격한 시장 변화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임직원들에게 격려와 자부심을 불어넣어 다시 도약하자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권영수 대표 취임으로 시장 지배력 강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권 대표는 2012년 전지사업본부장직을 맡으면서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유수 완성차 업체의 수주를 끌어냈다.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20여개로 두 배 확대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했을 때도 합작사 설립 및 전략적 제휴 등을 잇단 성사시키며 선제적이면서 공격적인 경영이 드러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장 리콜 이슈로 일정에 차질을 빚었던 IPO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는 “오늘부로 저도 격동의 LG에너지솔루션 열차에 올라탄다”며 “회사의 미래, 임직원의 행복이라는 제 사명을 꼭 이룰 수 있도록 열의와 혼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수 대표는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LG필립스LCD 대표이사,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부회장), ㈜LG 대표이사(COO) 부회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LG그룹 측은 “'선제적인 미래 준비를 위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를 선임한다'는 구광모 대표의 의지와 믿음이 담긴 인사”라고 밝혔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