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선택이 아닌 '필수'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30만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교통사고로 인해 24초당 1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전체 피해 규모는 대다수 국가에서 국내총생산(GDP)의 3%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이에 많은 국가가 교통사고와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자동차 안전 정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계는 이러한 안전 정책을 주행 기술에 반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는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을 위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서 발표한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ADAS 산업 규모는 2020년 기준 200억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오는 2025년까지 493억달러, 연간 17.7%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칼럼]'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선택이 아닌 '필수'

이처럼 도로 주행 안전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차간거리경보장치(DW), 차로이탈경보장치(LDW)와 같은 기본 주행 안전 기능이 승용차는 물론 상용차에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유럽은 자동차 안전 정책에서 가장 강도 높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운전자 졸음이나 부주의를 탐지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기능, 대형 트럭의 사각 감지 시스템(BSD) 등 더욱 폭넓은 기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국가들도 유럽의 자동차 안전 규제를 기준으로 해당 지역의 상황과 환경을 반영한 안전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 밖에도 차량 내 운전자 상태를 확인해 졸음이나 부주의를 방지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자동 주차 및 주차 보조 기능을 구현하는 4채널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 등 새로운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또 카메라를 통해 획득한 실제 영상 이미지에 다양한 주행 관련 정보를 통합해서 보여 주는 증강현실(AR) 기술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센서의 인식 성능 개선 측면에서도 다양한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우선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은 바로 '딥러닝'이다. 차량의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SW)에 딥러닝 기술을 도입해서 센서가 수집하는 복잡한 주변 환경 정보를 정확하게 탐지하고, 국가나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주행 환경을 학습해서 적응하는 능력도 제공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최근 여러 정부 및 자동차 업계는 교통사고와 이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정책적·기술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ADAS와 자율주행 기술 혜택을 더 많은 대중에게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정부에서는 자동차의 강력한 안전 기술 도입과 확대를 위한 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의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와 그들의 파트너들이 신차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안전정책(GSR), 자동차 신차평가시험(NCAP)을 구축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신 안전 기술의 성능을 개선하는 동시에 효율성과 단가를 지속 개선해 사람의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ADAS 및 자율주행 기술을 더욱 낮은 가격에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첨단 하드웨어(HW) 및 SW 기술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최근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제조사, 반도체 제조사, SW 개발사 사이에 개방형 개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초기 단계에서부터 협업 강화와 개발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 스마트폰 등 휴대용 단말기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OTA(Over The Air) 기술을 활용해 차량의 SW 업데이트, 기능 추가, 버그 수정 등 대규모 비용 발생 없이 사후관리가 가능한 새로운 시스템도 도입해야 한다.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 junhwan.kim@strad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