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외부 인사 영입 경쟁이 한창이다. 순혈주의를 고집해온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깨고 적극적으로 외부 출신을 영입해 변화를 꾀하겠다는 포석에서다. 특히 최근 식품업계는 신사업과 해외사업 업무 경험이 풍부한 CJ 출신 임원을 잇달아 영입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마케터인 김국화 상무를 영입했다. 김 상무는 CJ제일제당 출신으로 육가공·유가공 마케팅 부문장을 맡았다. 최근 여성 임원들의 약진과도 맞물린다.
롯데푸드는 그 동안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지만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B2C 마케팅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워홈은 김태준 사장 복귀 이후 전략기획실장으로 조은철 전무를 전격 영입했다. 김태준 사장과 조 전무 모두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조 전무는 직전 교촌에프앤비 전략실에서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만큼 아워홈에서도 신사업과 해외사업을 맡게 됐다.
교촌에프앤비 역시 CJ 출신인 이동훈 신사업 본부장과 정동기 경영관리 본부장을 영입했다. 이들 본부장은 교촌에프앤비로 이동하며 임원으로 승진했다.
유독 CJ 출신 임원 영입이 잇따르는 데는 식품기업 중 임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의 미등기 임원 수는 2분기 기준 100명을 넘어선다.
또한 CJ의 해외사업 전략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 식품은 전통적인 내수 산업으로 꼽혀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분야다. 그러나 CJ의 '비비고'나 쉬완스 인수를 통한 해외 전략은 식품업계에서 드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 출신 임원들이 늘면서 식품업계에 CJ DNA가 퍼지고 있다”면서 “CJ가 해외 진출과 신사업에서 전략적 성과를 보이고 있어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