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표준 60주년]<상>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국가표준 역사와 미래

오늘날 표준은 국가 및 국제 규범으로서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필수 요소다. 표준의 중요성을 간파한 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표준화 정책을 추진했다. 국가표준 60주년을 맞아 전자신문은 3회에 걸쳐 국가표준의 역사와 KS 명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산업표준화, 경제발전 신화를 만들다

우리나라는 1963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앞서 표준제도를 먼저 정비했다. 1961년 9월 30일에 제정된 '공업표준화법'이 그 시작이다. 이 법은 한국공업규격(현 한국산업표준 KS)을 규정했으며 산업표준화의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한편 1962년에는 한국표준규격협회(현 한국표준협회)가 설립되어 민간에서도 산업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게 된다. 1970년대 한국경제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가운데, 국가표준 또한 매년 약 500여종씩 늘어났다. 1973년 공업진흥청 신설과 국립공업표준시험소(현 국가기술표준원) 개편을 통해 본격적인 지원체계를 갖추게 됐다.

국가표준의 세계화는 1980년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무역상 기술장벽협정 시작으로 본격 추진됐다. 1993년에는 처음으로 국제표준화기구 이사국으로 선출되며 세계화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9년에 국가표준기본법 제정하기에 이른다.

표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들은 산적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2008년 '일류국가 구현을 위한 국가표준행정체계의 선진화' 목표 아래 국가표준 개발업무를 민간으로 이양을 추진한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민감한 민간이 국가표준 제정·개정에 실질적으로 참여, 국가표준 운영체계를 효율화함으로써 선진화된 국가표준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2012년, 정부는 '국가표준·인증제도 선진화 방안'을 마련한다. 표준·인증 중복규제를 개선하고 조달인증 가점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국가표준과 각 부처의 기술기준과 국제표준을 일치시켜 글로벌 표준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2014년에는 '범부처 참여형 국가표준 운영체계 도입 방안'이 발표된다. 산업부에서 전담하던 환경·의료·식품 등 분야별 표준 개발·운영 업무를 소관 부처가 담당하게 되어 부처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시에 표준을 개발하고 해당 부처의 기술기준도 국가표준과 부합되도록 했다.

◇국가표준, 그린·디지털 대전환

국가기술표준원은 경제 성장에 주력하던 기존 표준 정책 목표를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으로 확장하는 '국가표준, 그린·디지털 대전환'을 준비 중이다.

먼저 표준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표준 개발·해석·적용 등 표준화 전 과정을 사람과 동일하게 AI가 수행한다. 또 소프트웨어·데이터·인공지능 표준화와 더불어 시스템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표준도 개발한다.

두 번째는 탄소중립 표준화로 온실가스감축 기반을 조성한다. 업종별 탄소중립 가이드 개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활성화, 철강·석유 산업 등의 저탄소전환, 자원 재활용 촉진에 필요한 표준화를 추진한다. 세 번째로 서비스 표준 강화로 삶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고령 취약계층을 위한 생활밀착 서비스 표준을 개발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신제품의 안전성 확보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보건 기준도 개발·보급한다.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 원장은 “올해는 국가표준이 탄생한지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향후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고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발전 체계를 다지기 위해 국가표준의 그린·디지털 대전환을 시작하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KS명가', 세방전지

[국가표준 60주년]<상>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국가표준 역사와 미래

차량용 및 산업용 납축전지 부문에서 대한민국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제조회사가 있다. 바로 '로케트 배터리' 브랜드로 잘 알려진 세방전지다. 1952년 9월 설립된 해군기술연구소를 모태로 출발해 1965년 자동차용 납축전지로 KS인증을 획득했다. 1978년부터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며 수출시장을 넓혔다.

세방전지는 현재 전 세계 13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세계 10대 축전지 제조사로, 1.2조원 매출의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자동차에 필수인 보조배터리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양산한 AGM(Absorbent Glass Mat, 유리섬유매트) 배터리는 친환경·고성능 프리미엄 제품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해외 각국은 배기가스 배출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세방전지는 세계적 기술발전 추세에 맞춰 스마트 발전 제어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을 위한 AGM 배터리를 내놓았다.

세방전지가 개발·제조한 차량용 배터리는 BMW, 폭스바겐, GM,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등 세계 유명 자동차 브랜드에 납품 중이다. ISO와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브라질 등에서 산업규격을 인증 받았고, 지난 2014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KS인증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원성연·차주호 세방전지 공동대표는 “세방전지가 추구하는 가치는 '사람'”이라며 “사람을 위한 에너지, 편리하고 행복한 미래를 경영의 지향점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각종 사회공헌사업과 환경경영정책을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 인간존중의 가치를 실천 하겠다”고 밝혔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