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빈손' 넷플릭스, 국회가 나서야

넷플릭스가 '빈손'으로 우리 정부와 국회를 방문하고 있다. 논란이 일고 있는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서는 국내 통신사에 자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부사장은 지난 2일 방한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어 3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차례로 면담했다. 4일에는 국내 언론과의 간담회를 통해 관련 내용을 추가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넷플릭스 본사 임원진의 한국 방문을 놓고 망 이용료와 관련해 전향적 입장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이틀간 행보에서는 전혀 입장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뭔가 대응한다는 인상은 풍기면서도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는 등 '명분 쌓기'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여야 국회의원들은 넷플릭스에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 및 통신망 인프라에 대한 책임을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정기국회 기간 내에 망 사용대가와 관련한 개정법률안 통과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결정과 집행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속 이정재.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속 이정재.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제작사에 240억원을 투자하고 1조원의 수익을 독식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는 “추가 보상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처음 언급했다. 일부 전향적 태도 변화로 볼 수 있지만 핵심에선 비껴나 있다.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콘텐츠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과 공식적인 망 이용료 협상은 전혀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공급망 정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영업 기밀이 유출될 것이란 우려에도 우리 기업은 최대한 성의를 갖추는 선에서 자료 제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직접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언급했음에도 여전히 '빈손' 행보다. 외교와 통상, 국회까지 힘을 합쳐서 제대로 된 우리 목소리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