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배려위한 3대 진입규제 탓 신산업 경쟁력 뒷걸음질

중소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한 사업 규모 기준 진입규제가 신산업 분야에서 외국산 점유를 막지 못하고 수출도 저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입규제 때문에 3D프린터, 드론 등은 외산에 내수시장을 내줬고, 소프트웨어(SW) 수출은 뒷걸음질했다는 지적이다.

엘코퍼레이션의 3D프린터 루고.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엘코퍼레이션의 3D프린터 루고.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중소기업 판로 확보를 목적으로 도입한 △중소기업간 경쟁품목 △공공SW 대기업 참여 제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가 기업의 기회를 사전적으로 배제할 뿐 아니라 신산업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4일 밝혔다.

전경련은 정부가 신산업 분야까지 중소기업자간 경쟁품목 제도를 적용해 중견·대기업의 공공조달 참여를 제한, 외국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3D프린터 분야의 중국산 수입이 2017년 569만달러에서 2020년 1023만달러로 약 80% 급증했고, 시장 국산화 비중도 전체 46%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비중이 93.8%인 드론 산업도 핵심부품 외국산 의존도가 높고 기술력 수준이 부족한 상황으로, 공공분야 드론 국산화율이 49%로 여전히 절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공공SW 분야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도입된 대기업 참여 제한 규제는 지속된 결과 SW산업 내수의존이 심화되고 있다. 전경련은 SW산업 내수 의존도는 82.2%에 달해 국내 SW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전자정부 수출실적도 법시행 이후 2015년 5억 3404만달러 대비 44% 급감한 2019년 3억 99만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또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 때문에 자원재활용업에서 대기업 ESG경영이 출발부터 삐그덕대고 있다고 밝혔다. 화학 업계가 폐기물 처리와 자원 재활용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검토 중에 있는데, 자원재활용 관련 단체가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폐플라스틱 재활용업 등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이 확산될 조짐이 보이는 등 ESG경영에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중소기업 보호라는 명목으로 생긴 사전적 규제는 특히 신산업 분야에서 중견·대기업에게 진입규제로 작용한다”라며 “ESG 분야나 신산업에서만큼은 사전적 규제를 철폐하고 중소기업에 가점을 주는 형태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