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이 2025년까지 전국 이마트 매장에 대형 PP(피킹·패킹)센터 70개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하루 14만건 수준인 온라인 배송 처리 물량을 36만건까지 늘린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기지로 삼아 전국 단위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4일 SSG닷컴은 최근 리뉴얼을 마친 이마트 이천점 PP센터에서 하루 최대 3000건의 온라인 주문 배송에 나섰다. PP센터는 이마트 점포 내 있는 별도 온라인 물류 처리 공간이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집품(피킹)하고 포장(패킹)하는 온라인 장보기 전초기지다.
이천점 PP센터는 확장 공사를 통해 규모를 이전보다 16배 늘어난 1190㎡(약 360평)까지 넓혔다. 내부에는 자동화 분류기와 DAS 등 최적화 동선 확보에 필요한 최첨단 설비도 구축했다. 또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 선별에 최적화된 DPS는 물론, 132㎡(약 80평) 규모 콜드체인 시설을 마련해 상품 입고부터 출고까지 적정 온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시범운영 기간 이천점 PP센터 작업자 1인당 생산성은 일반 PP센터에 비해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일 최대 주문처리량(캐파) 기존 450건에서 3000건까지 6배 이상 늘었다.
SSG닷컴은 이천점 PP센터처럼 하루 3000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PP센터를 내년 상반기까지 3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SSG닷컴은 현재 이마트 청계천점과 신도림점 등 5개 매장에 대형 PP센터를 운영 중이다. 연내 평택점과 만촌점에도 대형 PP센터가 들어선다.
SSG닷컴은 대규모 물류센터 확보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점포 후방 배송기지인 PP센터를 확대해 급증하는 온라인 장보기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SSG닷컴은 대형 PP센터를 4년내 전국 70여곳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경우 쓱배송과 새벽배송을 포함한 온라인 배송 물량은 일평균 14만건에서 36만건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배송 캐파가 늘면 거래액 상승효과도 기대된다. SSG닷컴의 올 상반기 총 거래액(GMV)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2조5806억원이다. 올해 목표 거래액 4조8000억원을 넘어 5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SSG닷컴은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상장 전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거래액 확대와 시장 지배력 강화에 주력한다.
이 같은 시도는 유통 대기업이 추진하는 '오프라인 기반의 디지털화' 일환이다. 전국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경우 라스트마일 거리가 짧아지고 더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e커머스 사업자보다 더 많은 배송 권역을 확보하고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발상이다.
안철민 SSG닷컴 SCM본부장은 “김포와 용인에 있는 온라인물류센터 네오가 쓱닷컴 물류의 '심장'이라면, PP센터는 전국 곳곳에 생필품을 쉴 새 없이 나르는 '모세혈관' 같은 역할을 한다”면서 “2025년까지 대형 PP센터를 전국에 70여개 이상 확보해 현재 하루 14만건 수준인 온라인 장보기 배송 물량을 최대 36만건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