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분기 매출 기준 처음으로 네이버를 넘어섰다. 플랫폼 규제 리스크에도 3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신사업인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의 급성장이 전체 매출 신장을 견인했다.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7408억원, 영업이익 168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8%, 40% 증가했다. 이보다 앞서 발표한 네이버의 3분기 매출 1조7273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넘어섰다.
매출 신장은 신사업인 콘텐츠 부문의 성장에 따른 것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4% 증가한 9621억원을 기록했다. 엔터테인먼트가 포함된 스토리 매출은 플랫폼과 지식재산권(IP) 유통 거래액의 견조한 성장과 함께 타파스와 래디쉬 편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증가한 2187억원을 올렸다. 게임 부문에서는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모바일 게임 '오딘'의 성과에 힘입어 매출이 208% 늘었다. 플랫폼 부문은 35% 증가한 7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톡 기반 톡비즈 매출은 38% 늘어난 4049억원을 기록했다. 비즈보드, 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의 안정 성장과 함께 톡스토어·선물하기 등 고루 성장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해외시장에서 K-콘텐츠가 인정받고 카카오웹툰을 출시하자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웹툰, 게임 등 콘텐츠 외에도 카카오 서비스와 기술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 공동대표는 “K-콘텐츠 중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콘텐츠 중심인 픽코마는 유럽 시장에서 협력, 때로는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관련 신규 사업 전략에 대해 배재현 수석부사장은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 기술력과 공동체 내 강력한 콘텐츠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전략을 수립하는 등 메타버스 시대에 준비하고 있다”며 세부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최근 정부의 플랫폼 기업 규제가 카카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 이후 전화 대리운전 사업, 꽃배달 중개 사업 등을 철수하는 등 결단을 내렸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