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민지원금 사용처를 두고 유통 업태별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는 추석 대목에도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반면에 매출 특수를 누린 편의점은 뚜렷한 실적 개선을 거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 3분기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매출도 8.4% 줄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11조원 규모 국민지원금이 풀리면서 대형마트 먹거리·생필품 구매 수요가 편의점과 상점가 등 경쟁 업태로 이탈한 영향이 컸다. 실제 롯데마트 국내사업의 경우 기존점이 3.6% 역신장하며 영업이익이 34억원 감소하는 타격을 받았다.
대형마트는 지원금 소진으로 이탈한 고객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마케팅 지출을 늘리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이마트 역시 매출 만회를 위한 행사로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편의점은 특수를 누렸다.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3분기 영업이익이 69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매출도 9.1% 늘어난 1조8365억원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GS25의 경우 번화가 점포 중심의 코로나 타격으로 수익성이 다소 부진했지만 매출은 2.5% 신장에 성공했다. 편의점은 대기업 유통점이지만 가맹점 대부분이 소상공인인 만큼 국민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됐다. 다만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경우 사용처에서 제외되며 실적 부침을 겪었다.
롯데슈퍼의 경우 판관비 10% 절감에 따라 소폭 수익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기존점이 6.7% 역성장하며 전체 매출이 16.5% 급감했다. 특히 축산물 판매가 11.0%, 농산물이 4.2% 줄어드는 등 신선식품 매출이 편의점으로 옮겨가며 직접 타격을 받았다. GS슈퍼마켓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서도 지원금 사용처에 따른 업태별 희비가 나타났다. 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9월 편의점 매출은 작년 동월 대비 9.0% 늘었다. 가공식품과·생활용품 판매가 두 자릿수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편의점은 구매건수와 구매단가가 모두 증가했다. 반면에 대형마트와 SSM 매출은 각각 13.3%, 16.1% 줄며 부진했다.
<표>편의점·마트 3분기 실적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