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명성호)은 김병곤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연구팀이 '희생양극'과 '인듐음극'을 이용해 안정성과 수명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황화물계 차세대 전고체전지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높은 안전성을 기반으로 고용량화, 소형화, 형태 다변화 등이 가능한 차세대 이차전지다. 하지만 낮은 이온 전도성, 제조공정과 양산화 어려움, 높은 단가 등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고체 전해질과 양극·음극, 도전재간 계면 불안정성(입자간 경계에서 나타나는 높은 저항) 때문에 나타나는 활성 리튬 손실, 내부단락 발생 등은 난제로 꼽혔다.
김병곤 연구팀은 '희생양극'과 '인듐음극'을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희생양극은 계면 불안정성으로 발생하는 리튬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충전 중에 질화리튬이 분해되면서 전지에 추가 리튬을 제공한다. 추가된 리튬은 인듐음극과 반응해 부피를 팽창시켜 셀 내부 압력을 높이고, 이는 입자간 접촉을 향상시켜 전지 성능을 높여준다.
인듐음극은 리튬이 충·방전을 거듭할수록 나뭇가지 모양으로 자라나는 일명 '수지상(dendrite)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도 나타내 전지 수명을 크게 늘려준다.
연구팀은 희생양극과 인듐음극을 적용한 전고체전지가 260사이클 이상 안정적인 충·방전 수명 특성을 나타낸다는 점도 실험으로 확인했다. 현재 상용 리튬이온전지 수명은 통상 300~500회 사이클이다.

김병곤 연구원은 “희생양극 도입은 금속성 리튬음극을 추가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셀 제작 단계에서 공정과 비용을 최소화하고 성능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다. 인듐음극은 전고체전지 수명을 좌우하는 음극 분야에서 장기 안정성에 필요한 요소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전지 효율을 높이고, 인듐 이상의 안정성과 리튬 수준의 전압을 가지는 새로운 음극을 개발해 최고 수준의 전고체전지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성과는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즈'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