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백신을 맞는 것이 종합적으로 이득입니다'라고 권고하는 게 최선입니다. 더 과격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사실 선택지는 '(백신을) 맞거나 (코로나에) 걸리거나' 둘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부 관계자가 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두고 한 말이다. 청소년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접종률은 정부 기대보다 턱없이 낮다. 12~17세 1차 접종률은 20% 남짓이고 접종 완료자는 1% 미만이다. 이달부터 시작한 12~15세 백신 접종 예약자는 30%를 밑돈다. 정부 관계자는 “내심 청소년 접종률 50% 이상을 기대했는데 너무 낮고, 증가 속도도 느리다”고 우려했다.
청소년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은 부작용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성인보다 안전한 환경에 있어서 보호자들이 적극 나서지 않는 것도 이유의 하나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와 공존을 택한 사회에서 성인과 청소년 간 경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학교와 학원에서 선생님과 학생은 분리되지 않고 함께 수업한다.
당장 수도권과 부산 등 대도시 학교·학원가에서 청소년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발생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만5076명 가운데 19세 이하가 3460명으로 23.0%를 차지했다. 지난달 2~8일 17.8%를 차지한 것에 비해 1개월 만에 5.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각종 연구나 조사에 따르면 '롱코비드'(코로나감염후유증)는 검증이 백신 부작용보다 훨씬 안 된 분야다. 백신 부작용만큼 긴장해야 한다. 이미 미국 등은 청소년을 넘어 소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사회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격리하거나 피해 다니는 전략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청소년이 백신 접종과 감염 둘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백신 접종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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