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1시간 동안 경제 정책을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동은 이 후보가 지난달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이뤄진 재계와의 첫 만남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민주당에 전달한 정책 제언집을 포함해 재계 입장을 설명했다. 제언집에는 △경제의 지속발전 토대 재구축 △사회 구성원의 행복 증진 △국가 발전의 해법과 변화 만들기 등이 담겼다. 이 후보는 경제 부흥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배경과 자신의 정책 어젠다인 '전환적 공정 성장' 구상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가는 명확하게 몇 군데 규제만 지정하고, 필요하면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그게 규제 혁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기업의 자율과 혁신적 창의를 가능하게 지원하고,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부 핵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언했다.
최 회장은 “(기업이)제일 걱정하는 부분은 미래 성장력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지”라면서 “규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 시스템이 바뀌면 기업 활동이 더 잘되고, 기업 활동이 나라 성장 잠재력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 관훈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는 지금 전환적 위기에 당면해 있다”면서 “기후 위기에 따른 신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 기술혁명에 따른 디지털 대전환, 주기적인 팬데믹 등이 커다란 외부 위기 요인으로 작동한다”며 '전환적 공정 성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다른 나라보다 과감하고 신속한 국가 투자로 미래 산업과 인프라를 구축해서 그 안에서 미래형 인재를 양산할 교육 혁신, 민간에서 할 수 없는 기초과학 투자 집중, 성공 가능성이 옅지만 반드시 해야 할 첨단기술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며 대대적인 국가 투자를 역설했다.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업화라는 큰 성과를 일궜는데 토대가 결국 대대적인 국가 투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통신고속망을 구축해서 정보기술(IT) 첨단산업의 토대를 다졌다”면서 “미래 신재생에너지 사회의 새로운 창업과 산업 재편의 토대가 될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면 누구나 소규모 에너지를 생산·유통하고,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발전해서 새로운 기회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에너지·산업 관련 투자도 언급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