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 매각을 앞둔 이베이코리아가 판매자 수출지원 전담 조직인 크로스보더트레이드(CBT) 사업부를 이베이재팬으로 이전한다. 전 세계 이베이 채널에 상품을 공급하는 한국 셀러 조직은 이마트에 넘기지 않고 직접 가져가겠다는 이베이 본사의 의도다. 급성장하고 있는 크로스보더(국경간거래) e커머스 영역에서 상품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이다.
미국 이베이 본사가 11일 이베이코리아 CBT 사업부를 이베이재팬으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안에 한국 법인의 크로스보더 조직과 서비스 등 인적·물적 자산 일체를 일본 법인으로 넘긴다. 이베이코리아 CBT팀 임직원 10여명도 소속이 이베이재팬 LLC로 바뀐다.
이베이코리아 CBT 사업부는 국내 오픈마켓에 입점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글로벌 이베이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서다. 수출을 희망하는 셀러 영입부터 교육, 시스템 지원, 배송까지 해외 진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당한다. 회사 내 가장 오래된 사업부로, 핵심 조직으로 꼽힌다. 이베이는 지난 2009년 국내 처음으로 CBT 사업을 도입해 판매자의 수출을 지원해 왔다.
이베이가 한국 CBT 사업을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고 일본 법인에서 이어 가도록 한 것은 크로스보더 e커머스 시장의 중요성 때문이다. 크로스보더는 국경을 넘어 세계 소비자를 고객으로 하는 전자상거래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 약 20%를 차지하며, 기존 e커머스 시장보다 성장세가 두 배 이상 가파르다.
아마존·알리바바·이베이가 크로스보더 대표 기업이다. 아마존의 글로벌 매출 절반 이상이 크로스보더에서 나온다. 국내에도 크로스보더 전담 법인인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를 두고 있다. 쇼피파이도 한국 크로스보더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몸집을 키우기 위해서는 크로스보더가 필수로 떠올랐다. 최근 쿠팡도 중국에서 글로벌풀필먼트서비스(CGF)와 상품 소싱에 나서는 등 크로스보더 e커머스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상품 판매를 위해서는 더 많은 공산품과 판매자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특히 한류 콘텐츠 영향으로 세계에서 한국 상품의 인기가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 모두 한국 셀러 유치에 공들이고 있다. 한국 글로벌 셀러가 차지하는 거래액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베이가 신세계그룹에 한국 법인을 매각하면서 CBT 사업을 제외한 것도 국내 크로스보더 시장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이베이재팬 관계자는 “한국 판매자들이 K-팝, K-패션 등 독특한 상품을 전 세계 이베이에서 계속 판매해주길 바라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더 많은 셀러 입점을 기대하고 있으며 한국 법인에서 넘겨받은 CBT 사업을 빠르게 재정비해 한국 판매자 지원 정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CBT 사업부의 법인 이전으로 이베이코리아에서 제공해 온 해외 판매 입점 신청과 운영센터 등 서비스도 전면 중단될 예정이다. 이베이재팬은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한국어로 된 신규 입점 상담 및 신청 서비스를 이른 시일 안에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이마트 매각 작업 'CBT 사업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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