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가전사가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하기 위해 '제2의 대표제품'을 육성한다. 기존 주력 시장에서 입지를 갖췄지만 소수 제품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 신일전자, 휴롬 등 중견 가전업체가 주력 상품 지배력 유지 한편으로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들은 각각 밥솥, 원액기, 선풍기 시장 1위 기업이다. 기존 시장 위치가 확고하지만 매출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새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밥솥 매출이 전체 80%를 가까이 차지하는 쿠쿠전자는 주방가전으로 눈을 돌렸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밥솥을 제외한 쿠쿠전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9%나 늘어난 성과를 거뒀다.
쿠쿠전자는 2004년 처음 인덕션레인지를 출시한 이후 독자 유도가열(IH) 기술을 활용,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초고온 3구 인덕션레인지 출시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식기세척기, 음식물처리기 등도 출시, 주방가전 사업을 강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밥솥 매출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꾸준히 매출 다각화를 시도해 주방가전 매출이 급상승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출시한 초고온 3구 인덕션레인지는 올해 3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종류 가전과 비교해 매출이 509%나 성장했고 음식물처리기도 8월 기준 작년 대비 60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신일전자는 선풍기 등 하절기 가전을 주력사업으로 삼았으나 최근 종합가전 회사로 전환을 시도 중이다. 지난 7월 처음 출시한 음식물처리기는 최근 진행한 홈쇼핑에서 방송 65분 동안 총 판매량 1620여대, 매출 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4K UHD를 지원하는 크롬캐스트 안드로이드 QLED TV 2종(65·72형)까지 출시했다. 신일의 첫 영상가전 제품으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 진입을 위해 던진 승부수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선풍기 매출 비중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아 매출 다각화와 함께 수익성 확대가 관건”이라면서 “프리미엄 가전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음식물처리기, TV 등을 출시했고 추후 환풍기와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제품 출시까지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휴롬은 전체 매출 90% 이상을 차지하는 원액기를 이을 후발주자 발굴에 집중한다. 가시적 성과가 나오는 영역은 2016년 첫 제품을 출시한 전기티포트 사업이다. 휴롬은 지난달에는 커피와 티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멀티티마스터를 새로 선보였다. 지난해 다용도 조리기기(멀티쿠커) '스팀팟'을 처음 출시한 데 이어 오븐형 에어프라이어, 원액기와 블라인더를 합친 제품도 개발 중이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