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인공지능(AI) 교육에서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평등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혹은 교육당국의 집중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교육 사각지대'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수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팀은 미국 캐글이 '코로나19 시대의 교육환경 및 불평등'을 주제로 개최한 데이터 분석 대회에서 최종 우승했다. 캐글 주최 데이터 분석 대회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주최측은 이 교수팀이 주어진 데이터에 경제학적 데이터를 결합해 코로나19 상황에서 디지털 학습 이용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캐글은 구글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 AI 커뮤니티이자 경진대회 플랫폼이다.
2018년부터 사회문제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결론을 도출하는 '데이터 분석 경진대회'를 머신러닝 대회와 별도 개최하고 있다.
올해 대회에서는 지난 해 미국에서 코로나19 공교육 공백의 대안으로 도입한 'AI 교육 서비스' 이용자 현황을 분석, 코로나19 시대 교육현실을 실증적으로 파악하는 문제가 제시됐다. 미국 AI 기반 에듀테크 기업 '런 플랫폼'이 AI 교육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제공했다.
이 교수팀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만명 증가할 때마다 AI 교육 서비스 사용자 비율은 14%, 사용 빈도는 43% 상승했다. 또한 코로나19로 1주일간 휴교되면 AI 교육 서비스 사용자 비율은 12%, 사용빈도는 58% 증가했다.
AI 교육 서비스 이용률은 도시 및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학군일수록 높게 나타났고, 극빈층 비율이 매우 높은 학군에서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극빈층 경우 별도로 교육당국의 집중적 지원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수형 교수는 “코로나19로 교육 접근성 문제가 AI 교육으로 보완되고 있으나 학부모 경제력에 따라 학생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극빈층은 정부가 집중 지원하며 일부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취약계층이 아닌 중산층 일부와 하위층이 교육 '사각지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도 이같은 사례를 감안, 교육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데이터에 기반한 실증분석 연구가 전공이다. 입시를 통한 부의 대물림, 일자리 등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다.
장병탁 서울대 AI 연구원장은 “경제학자인 이수형 교수의 캐글 우승은 AI를 컴퓨터 기술로 연구하는 공학자 뿐만 아니라, 이를 도구로 이용하는 여러 분야 연구자가 실질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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