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용선료 올려도 배가 없다

내용과 무관. [사진= HMM 제공]
내용과 무관. [사진= HMM 제공]

해운업계가 비싼 용선료를 지불하려고 해도 컨테이너선을 구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항만 적체 등이 풀리는 내년에나 용선 컨테이너선 공급 부족이 해소될 전망이다.

16일 독일 선박 중개업체 하퍼 피터슨이 산출하는 컨테이너선 용선료 지수(하펙스)는 이달 12일 기준 3853를 기록했다. 지수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달 29일 3999에 비하면 소폭 하락했지만, 역사상 최고점 수준이다. 이 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와 비교해 불과 1년여 만에 약 870% 뛰었다. 컨테이너선 용선료가 가파르게 올랐다는 얘기다.

실제 컨테이너선 용선료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약 2500~5600TEU급 등 서브파나막스급부터 파나막스급까지 용선료는 일일 4만달러에서 5만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이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다.

최근 용선료 강세는 컨테이너선 수요 뒷받침에 기인한다. 미국 항만 적체 심화와 해운 물동량 증가, 특히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해운운임이 강세를 띄면서 컨테이너선 자체가 귀해졌기 때문이다. 정기선을 운영 중인 해운사들은 선박을 주요 노선에 전부 투입, 유휴 선박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2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554.04로 지난 5일 대비 18.12포인트 뛰었다.

특히 중대형 용선 컨테이너선은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정기선사들이 선박을 직접 구매하는데 집중하면서 용선 물량 자체가 워낙 적었기 때문이다. 이 물량마저도 일찌감치 '완판'됐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인기 있는 파나막스급의 경우 일일 용선료로 약 13만 달러를 지불하는 곳도 있었다”면서 “용선 컨테이너선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해소되려면 내년 2분기는 되어야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 항만 적체와 물류 차질이 해소되려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면서 “선박 가용성이 단기 해소되긴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컨테이너선 용선료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