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파킨슨병, 간질 등 뇌 신경 질환 관련 중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농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향후 뇌 신경 관련 질환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뇌 신경 질환 진단을 위한 도파민 수치 변화 측정에는 1pM(피코몰: 1조분의 1몰) 수준 검출 센서가 필요하다. 전기화학센서는 고감도, 신속 검출이 가능하지만,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유은아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국 버지니아 공대와 공동연구로 디지털 표면증강라만분광(SERS) 센싱 플랫폼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제시한 새로운 형태의 나노구조기반 디지털 센싱 플랫폼이다.
공동연구팀은 개질된 금 나노입자를 이용해, 도파민이 붙게 되면 강한 SERS 신호를 낼 수 있는 핫스팟 구조를 만들었다. 핫스팟은 금이나 은 같은 플라즈모닉 금속이 서로 매우 가깝게 있을 때 생기는 매우 강한 전자기장 영역이다. 이 안에 분자가 있을 때 매우 강한 SERS 신호를 얻을 수 있다.

나노구조 금 표면 위에 도파민이 붙은 곳을 인식하는 금 나노입자로 인해 핫스팟에서 발생한 강한 SERS 신호가 나오는 곳을 '온(on)'으로, 없는 곳을 '오프(off)'로 세는 디지털 신호 분석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정확한 검출이 어려웠던 1pM까지 초고감도, 선택성, 정량성을 확보하며 도파민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유은아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실제 사람의 뇌척수액 등의 임상 시료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응용성이 크다”며 “향후 알츠하이머, 코로나19 바이러스 등과 같은 질병 및 감염병 관련 물질을 극저농도에서 고신뢰도로 정량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정밀의료기술 초융합 상용화지원 플랫폼 구축 사업과 기관 주요사업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분야 세계적 전문학술지인 나노스케일(Nanoscale, IF: 7.790)에 11월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