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에게 공시했던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이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가상자산 바나나톡(BNA)이 결국 코인원에서 상장폐지된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바바나톡 시세는 개당 약 25원대에서 2원대로 하루 만에 90% 이상 폭락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은 지난 16일 공지를 통해 그로스(Growth) 마켓에 상장돼 있던 바나나톡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나나톡은 이달 30일부터 코인원에서 거래가 공식 종료된다. 출금도 내달 14일까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날 바나나톡 측은 텔레그램 등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바나나톡은 10월 4일 코인원 유의 종목 지정 이후 소명자료 제출, 바이백 및 지금까지 바나나톡의 행보와 향후 사업 방향을 제시했지만 거래지원 종료라는 결과를 통보 받았다”며 “추가 거래소 상장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대응했다.
바나나톡 코인은 한국과 중국에 1000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블록체인 메신저 '바나나톡' 기반 가상자산이다. 시중에 풀린 물량 99.4%가 코인원에서 유통되고 있다.
중국 기업 주홀딩스, 삐용 등과 연관성을 갖고 있으며 텔레그램 생태계를 기반으로 주소록 연동 기능, 비밀대화 기능, 지갑 주소가 필요 없는 채팅 송금 기능 제공 등을 지원하겠다고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연예인 조한선, 채연 등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폈다.
코인원이 코인 상장폐지를 단행한 것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 이후 처음이다. 코인원은 상장폐지에 앞서 지난달 바나나톡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코인원은 “별도 공시 및 투자자 안내 없이 제출한 유통량 계획표보다 더 많은 가상자산을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바나나톡 재단 측이 공시 외에 유통한 물량은 약 15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의종목으로 지정되면 발표 이후 통상 2주간 개선 기간을 부여하고, 해당 기간 동안 개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최종 상장폐지가 결정된다. 바나나톡 측은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이달 11일까지 1억개 이상 BNA를 바이백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코인원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최종 상장폐지로 결론이 났다.
이번 사태와 관련 바나나톡은 측은 “이번 유통량 이슈, 그리고 재단의 미흡했던 처사에 대해 다시는 이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면서 “바나나톡 사업을 더욱 확장해 BNA 가치를 새롭게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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