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법의 '세무대리의 소개·알선 금지' 조항이 지난 11일 신설되며 세무플랫폼업체들이 새로운 사업 전략 모색에 나섰다. 알선 서비스는 대부분 세무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 가운데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소개·알선 금지 규정 위반은 특정 납세자를 특정 세무사와 연결해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경우다. 이 때문에 세무플랫폼은 사업 영역 축소 혹은 일부 서비스 무료 전환, 서비스 제공 방식 변경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는 세무사를 연결하는 자비스 서비스를 무료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비스는 세무사와 연계해 법인카드 영수증 처리, 급여 계산, 연말 정산 등을 대행하는 서비스다.
세무사를찾는사람들은 세무사를 소개해주고 중개하는 '찾아줘 세무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찾아줘 세무사는 법 취지에 맞춰 중개 및 알선 수수료가 아닌 광고 서비스로 플랫폼 운영 방식을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
리걸테크인 로톡은 광고 방식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중개 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건당 받는 대신, 변호사가 스스로 광고할 수 있도록 광고비를 받고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세무플랫폼 시장은 리걸테크 시장과는 다르게 알선 금지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 덕에 세무플랫폼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자비스앤빌런즈가 운영하는 인공지능(AI) 세무플랫폼 '삼쩜삼'은 상반기 누적 방문자 1700만명, 총 환급액 12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세무사법 통과에 따라 스타트업 업계는 세무플랫폼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한다. 혁신 스타트업 서비스가 입법 행위로 사라지는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또한 플랫폼을 통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글로벌 추세다. 미국 인튜이트는 세무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걸줌, 아보(AVVO), 일본 벤고시닷컴 등은 법률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세무 플랫폼은 세무 서비스 문턱을 낮추기 위해 등장했지만 전문직역 간 갈등과 논리 속에서 플랫폼 스타트업만 타격을 입고 있다”며 “기존 사업자와 새로운 혁신 사업자가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판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