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이과 통합 수능…성패는 선택과목 유불리 조정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이과 구분이 없는 첫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선택과목 난이도가 들쭉날쭉해 수험생 혼란이 우려된다. 초고난도 문항은 거의 없고 중난도 문항을 늘려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선택과목으로 유불리가 여전히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8일 치러진 이번 수능에서 수학 공통과목은 지난 6·9월 모의평가와 비슷했지만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기하'는 다소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첫 과목인 국어 영역은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지만 지문은 예년보다 짧아 부담이 줄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 수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 수능이면서 문·이과 통합을 비롯해 체제가 대폭 개편된 시험이기도 하다.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통해 경험할 기회는 있었지만 난이도가 제각각이어서 적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크게 우려된 수학은 선택과목이 다소 쉽게 출제된 모의평가와 달리 어려운 문항이 다수 출제됐다. 지난해 출제 범위에서 빠졌다가 올해부터 다시 들어간 '기하'와 문과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는 6·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적분'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6월과 9월 수학 모의평가에서는 고난도 문제가 출제됐지만 이번에는 그런 문제는 없었고 중난도 문항이 늘었다”면서 “상위권은 다소 낮게, 중하위권은 다소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어는 공통과목에서 난도를 높였지만 논란이 될 만한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험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경제 지문도 한 단에 그친 데다 과학 지문은 아예 출제되지 않은 것이 부담을 줄인 요소로 작용했다. 과학 지문 대신 자동차 영상 보조장치 관련 기술 지문이 나왔지만 이 역시 짧았다. 그 대신 문항에 추론을 요하는 문제를 출제, 변별력을 갖추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위수민 2022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은 “선택과목 응시생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를 이용해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표준화점수를 사용한다”면서 “응시생 집단 특성을 이용해 문항 수준을 조절하는 등 유불리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국어와 수학 과목 구조 외에도 올해부터 수능 체제가 대폭 바뀌었다. 탐구(사회·과학·직업) 영역은 17개 과목 가운데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해서 치르는 방식이다. EBS 연계율도 70%에서 50%로 낮췄다. 영어는 모든 지문이 간접연계로 바뀌었다.

출제위원회는 두 차례 모의평가에서 코로나19로 말미암은 학력 양극화 관련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위 출제위원장은 “코로나19로 말미암아 학교수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학력 양극화 우려가 많이 제기됐다”면서 “그런데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의 특성이 예년과 다르지 않았고, 성취 수준 간 학력 양극화와 관련된 어떠한 특이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