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가 대학과 배터리 학과를 신설하는 등 인재 조기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일반적인 현장 실습·연수에 그치지 않고 학과 신설, 장학금 지원, 인사 혜택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인재 확보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최근 서울대와 '서울대-삼성SDI 배터리 인재양성 과정(SSBT)' 협약을 체결했다. 전자·제어·화학 등 석·박사 과정에 배터리 과정을 신설하는 형태다.
양측은 맞춤형 교육을 통해 배터리 소재·셀·시스템 분야 핵심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SSBT는 2022학년도부터 2031학년도까지 10년 동안 총 100명 이상 장학생을 선발한다. 선발된 학생은 배터리 과목 이수와 함께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삼성SDI에서 지원하는 연수 프로그램 참여한다. 학위 과정 등록금 및 개인 장학금이 지급되며 졸업과 동시에 삼성SDI에 입사하게 된다.
삼성SDI는 지난 3일에도 포스텍(포항공대)에 배터리 소재·셀시스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2022학년도부터 10년 동안 100명 이상 삼성SDI 장학생을 뽑을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9일 고려대와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 신설 협약식을 맺었다. 석·박사 통합과정(10명)과 박사 과정(5명) 신입생을 모집해 학위 취득과 동시에 취업을 보장하는 일종의 계약학과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19일 연세대와도 '이차전지 융합 공학협동과정' 개설에 합의하고 내년부터 전기 일반대학원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차전지 융합 공학협동과정도 학위 취득과 동시에 취업 혜택이 주어진다.
SK온도 지난달 12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e-SKB' 석사과정 모집을 시작했다. 입학생에게 석사 2년간 등록금, 학연 장려금을 준다. 졸업 후 SK온 취업 특혜를 줄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앞다퉈 차세대 배터리 전문인력 확보에 나서는 건 인력 부족 탓이다. 세계적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배터리 수요는 지난해 139GWh에서 2030년 3254GWh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한국전지산업협회는 배터리 업계의 부족한 석·박사급 인력이 1000명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장혁 삼성SDI 연구소장(부사장)은 “서울대에 배터리 과정 신설을 통해 배터리 산업을 이끌어 갈 우수한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양성하는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