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300명 일반 국민이 100분간 직접 대화한 '2021 국민과의 대화(대통령,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선 '날 것' 그대로의 질문이 쏟아졌다. 단계적 일상회복과 민생경제, 코로나19 극복 과제 등의 주제에 따라 '각본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행사 시작 전 모두발언 격인 답변을 통해 “(임기가) 이제 6개월 남았다. 아주 긴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위기관리 연속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6개월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라면서 “굉장히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그런 기간이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국민들도 많이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일상회복
문 대통령은 2019년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이후 2년 만에 이뤄진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서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로 사회 분위기가 활기 넘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일상회복이 된 덕분에 오랫동안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다가 오늘 이런 기회를 갖게 돼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조마조마'하다며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방역 상황을 우려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일 연속 3000명을 넘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아직은 조금 조마조마한 부분이 있다”며 “각자의 건강, 공동체 안전을 위해 모든 국민이 적극적으로 3차 접종(부스터샷)에 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돌파감염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돌파감염은 세상에 완벽하게 면역력을 주는 백신은 없다”면서도 “돌파감염으로 확진되는 경우 신속하게 의료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매뉴얼을 잘 갖추겠다”고 했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해선 “늦어도 내년 2월에는 (국내로) 들어올 계획”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국산 치료제가 나오기 이전에 지금 해외에서도 먹는 치료제 두 종류가 개발돼 우리가 선구매 계약 체결을 했다. 국내에 들여올 시기를 좀 더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세번째로 개발한 나라라는 점을 말씀드린다. 지금 11개 회사가 먹는 치료제도 개발 중이고, 그 중 2개사에선 3상 실험에 들어가 있다. 그동안 경과가 좋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생경제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 문제를 두고선 “내각의 판단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은 전국민 방역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다 여론과 정부, 야당 반대에 부딪혀 이를 철회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입장은 그런 (선별지원)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사실상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손을 들어줬다.
요소수 부족 사태에 대해선 “문제를 일찍 파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다만 “그 문제를 파악하고 난 이후에는 정부가 매우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서 지금은 문제가 거의 다 해소됐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특히 “요소수는 높은 기술이 필요한 물자가 아니고,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 만들었고 모든 나라가 다 만들 수 있는 제품인데 그동안 중국 제품이 품질도 괜찮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주로 그쪽에서 수입을 많이 해왔다”면서 “그런 물품이 수천 품목이 되는데, 요소수 같은 문제가 언제든지 다른 품목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더 경각심을 가지고 잘 관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권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지나고 생각해보니 주택의 공급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해 2·4대책 같은 정부 정책이 조금더 일찍 마련됐으면 했다는 설명이다.
◇국정동력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민이 준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 마지막까지 국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국민에게 당부하고픈 게 있다면서 선진국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이제 자부심 가져도 된다. 경제, 민주주의, 국방, 문화, 보건의료방역,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톱10 국가가 됐다.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면서 “자화자찬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는 것 안다. 그러나 우리 주관적 평가가 아니다. 세계의 객관적 평가다. 자부심이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 성취는 우리 정부만의 성취가 아닌 역대 정부, 국민이 이뤄낸 성취”라고 강조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