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략 비축유 방출에 정유업계 촉각

[사진= 전자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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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가 전략 비축유를 방출키로 한 중국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내 추가 방출 가능성이 제기되는데다 인도, 일본 등까지 가세할 경우 국제 유가 하방 압력이 커지고, 손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중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규모와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각도 살펴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전략 비축유를 방출했을 때 국제 유가가 단기 하락했었다”면서 “국제 유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전략 비축유 방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5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화상회의에서 전략 비축유 방출 중요성을 강조한 이후 나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 전략 비축유는 약 2억7656만 배럴에 이른다. 특히 중국은 미·중 회담 내용을 감안하면 연내 추가 방출 가능성도 나온다.

전략 비축유 방출은 역대 세 차례 있었다. 1991년 미국의 이라크 공습,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미국 강타, 2011년 리비아 내전 등이다. 이 당시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2011년도에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초반까지 달했으나,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한 이후 20% 안팎 내렸었다.

이번 중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이 국제 유가를 끌어내릴 지 주목된다. 이미 국제 유가는 변동이 커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5.9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27일 75.50달러 이후 최저치다. 최근 한 달 사이로는 지난 달 25일 88.48달러 대비 약 15% 하락했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는 내달 2일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회의를 앞두고 인도, 일본 등과도 전략 비축유 방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OPEC+ 압박해 석유 수급과 물가를 안정화려는 의도다.

통상 국제 유가 하락은 정유업계 재고평가 손실을 늘린다. 다만 석유제품 수요가 뒷받침되면 경우 정제마진은 확대된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현재 석유제품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제 유가 하락 시 정제마진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다만 재고평가 손실은 커지기 때문에 이익분이 상쇄될 수 있어 어느 쪽이 유리할 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