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존자원이 부족한 구조 속에서 경쟁국을 압도하는 기술력은 경쟁 최전선에 있는 기업으로부터 나옵니다. 기술 패권 경쟁 시대를 헤쳐나갈 민·관 원팀 '산업별 민간 R&D 협의체' 구심체로서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장은 '산업별 민간 R&D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통한 산업계 위기 극복 필요성을 역설했다.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기술패권을 잡기 위한 각국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 등 새로운 시대적 과제까지 직면하게 된 기업을 '민'과 '관'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구 회장은 최근 산업 지형에서 대두되는 탄소중립으로 인해 철강, 시멘트, 화석연료 등 산업 근간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전환도 그 요인으로 지목한다.
그는 “지금 세계는 탄소제로라는 도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또 다른 무역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이 지난 7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발표하며 탄소세 도입을 공식화했고, 미국 역시 탄소국경세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역시 앞으로 5년 내 4차 산업혁명 필수 기술 70%를 국산화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산업 생태계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을 혁명적 변화에 산업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구 회장의 설명이다.
즉 개별 기업 생존과 국가 경제 성장을 결정할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구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민첩하고도 정확한 대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민·관 원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기업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전달하는 협의체는 바로 이런 원팀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라며 “지난 3월 '탄소중립' '스마트센서' 2개 분야 협의체를 구성하고 6개월에 걸친 치열한 논의 끝에 총 94건의 수요를 담은 전략보고서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략보고서를 통해 도출된 의견이 앞으로 정부 연구개발(R&D) 투자전략 및 예산 배분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R&D 정책에 민간이 상시 참여하는 구조적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신기술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하는 구조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협의체를 계기로 정부 R&D가 민간 혁신 과정에서 수반되는 불확실성을 기꺼이 부담하는 인내 자본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쟁국을 압도하는 우리 기업의 기술력 바탕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이번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를 통해 내년부터는 여타 분야로 확대하는 상설 운영을 검토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지난 40년간 산기협이 민간기술혁신 지원의 한길을 걸어왔듯 앞으로는 기술패권 경쟁 시대를 헤쳐나갈 민·관 원팀 구심체로서 시대적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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