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이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방송 제작 환경 구축에 나선다. 기존 스튜디오를 디지털 스튜디오로 개조하고, '언리얼 엔진' 기반 방송 장비를 도입한다. 실감형 콘텐츠로 고객이 몰입할 수 있는 홈쇼핑 환경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내년 1분기를 목표로 가상 스튜디오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기존 4개 스튜디오 중 1곳을 미디어월이 있는 디지털 스튜디오로 개조하고 실감형 콘텐츠 제작을 위한 가상현실(VR) 솔루션 장비를 새로 도입한다. 이르면 1월 내에 실시간 방송 콘텐츠 적용을 위한 장비 설치와 세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구입하는 VR 솔루션 장비는 주로 고사양 게임 제작과 영화 특수효과 등에 사용되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언리얼 엔진의 랜더링 기술을 활용하면 별도 그래픽 합성 과정 없이도 실제 인물과 가상공간을 실시간으로 합성해 카메라 영상에 구현이 가능하다.
일례로 여행 판매 상품의 경우 쇼호스트가 현지 여행지 길 위에 서있는 듯한 모습을, 패션 상품의 경우 실제 매장에서 쇼핑하는 듯한 화면을 연출할 수 있다. 피사체가 공간 안으로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시청자는 입체감과 생동감을 느끼고 방송에 몰입할 수 있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올 하반기부터 언리얼 엔진을 도입해 생방송 화면에 VR·AR 기술을 적용했다. CJ온스타일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카메라 트래킹과 미디어월, 실물 소품을 혼합한 실감형 콘텐츠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기술 기반 가상스튜디오 도입을 통해 스튜디오의 시공간 한계를 뛰어넘는 영상 연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이 추진하는 가상 스튜디오에는 초대형 LED로 된 미디어월에 가상배경이 구현된다. 쇼호스트가 걸음을 옮기면 언리얼 엔진 VR 장비가 실시간으로 새로운 공간을 그려넣는다. 가상공간은 카메라 움직임에 따라 계속 확장될 수 있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TV홈쇼핑에서 시도된 적 없는 기술이다.
미디어월도 주로 녹화방송인 T커머스 사업자 중심으로 도입해왔다. 생방송인 TV홈쇼핑 사업자 대부분은 배경 합성을 위한 크로마키 스크린을 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매번 방송마다 세트를 일일이 제작해 교체해야 하는 것과 달리 미디어월은 LED 화면으로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데다 세트 설치·해체·보관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어 라이브 홈쇼핑에서도 점차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CJ온스타일은 최근 급격한 송출수수료 인상 부담과 홈쇼핑 매출 정체로 수익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사업 전반에 뉴테크를 적극 도입해 비용 효율화를 꾀하고 그룹의 디지털 전환 기조에도 발맞춘다는 구상이다. CJ온스타일은 이번 가상 스튜디오 구축 외에도 인공지능(AI) 성우 기술도 도입한다. AI 딥러닝을 통해 쇼호스트와 동일한 목소리를 추출하고 방송 오프닝 등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