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와 언론에서 하루에도 몇 번 마주치는 단어가 바로 이 '플랫폼'이다. 그만큼 플랫폼은 우리 일상에 들어온 지 오래됐다. 온라인 플랫폼이라 하면 뭔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우리는 플랫폼을 일상생활에서 매일 쓰며 산다.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물건을 사고, 식당을 예약하고, 잔여 백신을 확인하기도 했다. 우리는 편리한 삶을 살기 위해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플랫폼에 대해 지나치다 싶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고, 출처는 입법기관과 행정규제 기관이다. 현재 이 기관들이 플랫폼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이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으며,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당장 플랫폼에 대한 법적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졸지에 온라인 플랫폼은 탐욕적이고,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냉혈한이 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 강화 접근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공산이 크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자와 입점업체 사이에서 중개를 통해 비즈니스 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은 양면 시장이다. 한쪽 면에는 사용자, 다른 쪽 면에는 공급사를 고객으로 하여 이들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은 다양한 가치를 창출한다. 이런 비즈니스 장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플랫폼 사업의 핵심이다.
또한 입점업체에서는 롱테일 경제가 적용된다. 전통적인 사업에서는 상위 20% 입점업체가 전체 공급의 80%를 차지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품목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중소상공인이 많아 상위 20% 입점업체가 전체 공급의 약 50%를 차지하게 된다.
플랫폼 서비스는 소상공인 입점업체가 많아지고 성장해야 다른 한 면인 고객도 많아진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상생 요소가 들어 있다. 일부 플랫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사례를 온라인 플랫폼 산업 전반에 대해 상생이 없다고 하는 것은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말미암은 오해다.
또 하나 간과되고 있는 것은 플랫폼이야말로 청년 창업가들이 꿈을 키워 가는 장이라는 점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 입점업체는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키워 나간다. 얼마 전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서 플랫폼 서비스에 입점하고 있는 스몰 브랜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해당 간담회에 참석한 친환경 브랜드 운영 대표는 “빅 브랜드랑 붙기가 어려우니 플랫폼 안에서 내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 나간다”고 말했다. 플랫폼에 쉽게 자리 잡아 자기만의 브랜드를 키워 간다는 점에서 플랫폼이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과연 이런 역할을 하는 플랫폼에도 냉혈한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함께 참석한 식품원료 기업 대표는 “플랫폼은 고객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채널 확장에 용이하다”고 했다. 플랫폼을 신규 고객 확보 채널로 활용하는 점을 강조했다. 소상공인으로서 신규 고객 확보에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을 쉽게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청년창업자들이 플랫폼을 통해 꿈을 키워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플랫폼이야말로 서로 복돋우며 잘살겠다는 상생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벤처창업학회 부회장 smjeon@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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