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달라졌다.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독단적 강행돌파 이미지를 버렸다. '눈물'과 '사과', '타협'을 앞세워 국민에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 이후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 반등이 목표다.
이 후보는 2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국민들의 아픈 마음, 어려움을 더 예민하고 신속하게 책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변화되고 혁신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선 국민을 향해 '사죄의 큰절'을 했다.
지난 20일에는 충남 논산 재래시장 좌판에서 토란 나물을 파는 노인에게 물건값을 치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고인이 된 모친 생각이 났다고 했다. 21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을 찾아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눈물을 훔쳤다. 22일 선대위 회의에서도 전국 순회 도중 시장에서 '가난한 사람 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우는 사람이 있었다고 소개하며 울먹였다.
정부와 각을 세웠던 전국민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도 직접 철회했다. 경기 성남시장 재임시절부터 트레이드마크로 불렸던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버리고 타협에 방점을 둔 셈이다.
이 후보가 이처럼 강경 노선을 버린 이유로는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대결에서 좀처럼 우위를 잡지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22~23일·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무선 90%·유선 10%·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P)에서도 이 후보는 37% 지지율로 44.1%의 윤 후보에 뒤졌다. 10% 가량 벌어졌던 격차를 줄였다는데 의미를 둘 수밖에 없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