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비용 재산정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신용카드 대표 후방산업인 밴(VAN) 업계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3년마다 되풀이하는 수수료율 조정으로 밴사 역시도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밴 업계는 추가 수수료율 인하가 단행될 경우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밴대리점협회)는 최근 카드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될 경우 밴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밴대리점협회 관계자는 “우리가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신용카드 산업 종사자로서 업계 미칠 영향이 상당하다”면서 “이 부분에서 발생할 악영향 등을 설명하는 내용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차례 인하한 카드가맹점 수수료율로 신용카드 대표 후방산업인 밴사, 밴대리점 등이 수익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에서다. 실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밴사의 총매출액은 올해 들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과거 수수료율 인하 당시 수준의 수익성까지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직전인 2018년 말 당시 밴사 총매출액은 2944억원이지만, 이후 2019년 1분기에는 2622억원으로 11% 가까이 급감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올해 1분기 2265억원까지 줄었다가 2분기 2577억원, 3분기 2621억원으로 점차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과거 수수료율 인하 직전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카드사 카드구매 추이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이후 회복한 소비심리와 간편결제를 중심으로 전체 카드사용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직전인 2018년 말 전업 카드사 카드구매액은 832조6000만원이었지만, 2019년 말 874조7000만원, 지난해 877조4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카드구매액이 46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4조8000억원)보다 8.9% 증가해 연말 900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드사 가맹점수수료 수익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업 카드사는 가맹점수수료 수익으로 순이익 2578억원을 달성했다.
밴 업계는 이 같은 영향이 카드사 자체 비용 절감 노력 외에 줄어든 수수료 수익을 밴사에 전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경우 카드사가 또다시 밴사에 수수료율 손해분을 전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밴 업계 관계자는 “과거 수수료율 인하 때마다 카드사는 줄어든 수수료 손실분을 자체 비용 절감 외에 밴사에 전가해 보존해왔다”면서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이를 밴사에 전가할 우려가 있어 신용카드 후방산업인 밴사는 물론 밴대리점이 공멸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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