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의 시대에서 모터와 모빌리티 시대로 진입을 알리는 2021 서울모빌리티쇼가 25일 고양 킨텍스에서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내연기관차 대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로봇, 서비스형 이동수단(MaaS) 등을 전면에 배치한 국내 최초의 모빌리티 전시회로 변신했다.
2년 전 열린 2019 서울모터쇼는 쏘나타, 모하비 등 내세운 내연기관 신차 경연장 형태의 전시회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기존 모터쇼의 모습을 완전히 탈피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변화한 자동차 산업 트렌드에 따라 세계 6개국 100여개 자동차·모빌리티 기업이 전기차를 앞세워 미래 전동화·모빌리티 비전을 밝히는 미래 모터쇼로 진화했다.
10개 자동차 브랜드는 20여종의 최초 공개 신차를 선보였다. 이 가운데 13종이 전동화 모델이다. 완성차 분야에서는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국내 3개 브랜드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MINI, 마세라티, 포르쉐, 이스즈 7개 해외 브랜드가 전시관을 마련했다. 전시회에 나온 80여종의 차종 절반 이상을 전동화 모델로 채웠다.
가장 주목받은 신차는 세계 최초로 발표한 기아 니로다. 친환경 전용 스프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1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쳤다. 기아는 내년 1분기 하이브리드(HEV) 모델을 출시하고 상반기 중 전기차(EV) 모델을 추가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카림 하비브 기아 디자인 담당 전무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와 그 속성 중 하나인 이유있는 즐거운 경험(Joy for Reason)을 적용해 독창적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와 아이오닉6 콘셉트카인 프로페시, 로봇 등을 출품했다. 내연기관차를 전시하는 대신 전기차와 자율주행, 지속 가능성, 로보틱스, 신규 모빌리티 네 가지 테마관을 구성해 미래 비전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제네시스는 8대 전시 차량을 전기차로만 구성했다. 내년 출시를 앞둔 GV70 전동화 모델과 전기차 기반의 GT 콘셉트카 제네시스 엑스, G80 전동화 모델, GV60을 선보였다.
수입차 브랜드는 시판을 앞둔 전기차를 대거 출품하며 성숙기에 진입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아시아 최초 공개 전기차 3종, 국내 최초 공개 전기차 2종 등 참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5종의 전기차를 소개했다. 주요 출품 전기차는 EQS를 비롯해 EQE, EQB, AMG EQS 53 4매틱+, 콘셉트 EQG 등이다. 특히 전용 모듈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벤츠의 두 번째 전기차이자 E클래스급 전기차 EQE가 눈길을 끌었다.
BMW는 프리미엄 전기차 iX와 iX3, MINI는 전기차 MINI 일렉트릭과 전기 콘셉트카 MINI 스트립을 공개했다. 아우디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A6 e-트론 콘셉트, Q4 e-트론를 비롯해 내달 출시를 앞둔 e-트론 GT와 RS e-트론 GT 등을 전시했다.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도 전동화 모델을 발표했다. 포르쉐는 파라메라 4E 하이브리드 플래티넘 에디션(PHEV), 마세라티는 르반떼 GT 하이브리드(HEV)와 기블리 프라그먼트 LE(HEV)를 출품했다. 완성차 외에도 전기 오토바이 브랜드 블루샤크, 소형 전기차 업체 마스터전기차, 대창모터스 등이 신형 전기차를 내놓고 전기 모빌리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