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집적회로(IC)카드 독자 표준 개발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막대한 로열티 등 비용을 줄이는 것도 있지만 우리의 IC카드 표준으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KLSC(코리아로컬스마트카드) 개발은 국내 지급결제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해외 글로벌 카드사에 종속돼 있던 우리나라 카드 산업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한국형 IC카드 독자 규격인 KLSC가 탄생, 우리의 '지급결제 주권'을 찾은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자체 IC카드 표준이 없어 비자카드·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사가 만든 EMV 규격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결제를 넘어 온라인 결제에서도 이들이 만든 규격 사용을 종용받기도 했다.
이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상당하다. 국내 카드사는 비자·마스터 등 글로벌 카드사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해외수수료의 경우 비자카드 1.1%, 마스터카드 1.0% 등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가 글로벌 카드사에 매년 국내 결제분으로 지급하는 수수료만 1000억원을 상회한다. 이 때문에 과거부터 국정감사에서 국부 유출이란 비난도 받았다.
KLSC 탄생의 의미는 크다. 자체 IC카드 독자 규격을 가지면서 EMV 100% 종속에서 일부가 자유로워졌다. 특히 협상력을 높인 점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우리만의 IC카드 독자 표준을 갖춰 해외 글로벌 카드사와 협상할 때 협상력에 힘을 받게 됐다. 향후 해외 결제까지 지원하면 그만큼 우리의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아직은 국내 전용 신용카드에만 탑재된다. 국내 전용 신용카드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볼 때 성공 여부도 불확실하다. KLSC가 EMV와 견줄 수 있는 강력한 IC 표준이 되도록 카드업계의 끊임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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