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발전에는 기반이 필요하다. 학문, 기술이 움트는 대학이 이런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들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워 해당 대학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전반 과학기술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많은 노력과 예산이 수반되지만 미래를 위해 꼭 해야할 일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원장 신형식)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FEC)가 교육부로부터 전문 운영기관으로 지정받아 수행하는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이 핵심 역할을 한다.
◇국가 연구시설·장비 고도화 큰 축 'KBSI NFEC'
NFEC는 연구시설과 장비 고도화를 추진해 R&D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임무를 안고 과학기술기본법 제28조 등에 따라 범부처 연구시설과 장비를 총괄 지원하기 위해 2009년 KBSI에 설치됐다.
우리나라 내 다양한 연구시설, 장비가 보다 활용도 높게 쓰이도록 운영·관리하는 것이 첫 번째 역할이다. 전국에 산재한 연구시설과 장비 공동활용을 촉진하고 이 과정에서 유휴·저활용 시설과 장비는 이전하거나 재배치해 활용도를 높인다. '장비활용종합포털(ZEUS)'을 구축·운영하며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시설과 장비 관련 정책 지원 역할도 한다. 정부 R&D 예산으로 구축하려는 1억원 이상 연구시설 장비 구축 타당성을 심의하는 '국가연구시설·장비심의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구시설과 장비 정책 수립을 지원한다.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에도 일익을 담당한다. 이들 역할을 통해 연구시설·장비의 관리·구축·운영·활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바르게 이어지도록 돕는다.
◇핵심연구지원센터 중심으로 국내 연구인프라 고도화
이런 NFEC가 교육부로부터 전문운영기관 지정을 받아 행하는 사업이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이다.
NFEC에서 실시한 2016년도 국가연구시설장비 운영관리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대상이 되는 대학의 경우 전체 보유 장비 36%를 단독 활용하고 있다. 유휴·저활용 장비 비율이 23.8%로 정부 출연연구기관(13.8%)이나 국공립 연구기관(14.5%) 대비 높다. 이는 대학 연구환경 전반 발전을 저해하고 연구력 확보와 효율적인 연구문화 조성에 장애가 된다.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은 이런 상황 속에서 대학 R&D 역량을 향상시키고 효율적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 분야별로 전문화된 거점인 '핵심연구지원센터(Core-Facility)' 조성·운영을 지원하는 것이 큰 축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연구장비 구축, 공동연구 활성화 역시 지원한다. 우리나라 전반 연구 인프라 조성에 큰 역할을 한다.
핵심연구지원센터는 장비 이전과 유지보수, 장비 성능 향상, 전담 운영 인력 인건비용 등 연간 총 3억~10억을 지원받는다. 지원 기간은 3+3년이다.
NFEC는 사업을 통해 대학 핵심연구지원센터 연구장비 구축 지원도 맡고 있다. 연구 분야별 공동활용시설 육성 지원을 위한 조치다. 연구에 필요한 신규 연구장비 구축비용, 노후 연구장비 교체비용을 지원한다.
또 핵심연구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공동연구비를 지원해 공동연구 활성화 지원에도 나선다. 센터 소속 연구원이 외부 참여자와 공동연구를 수행하도록 독려해 우리나라 과학계 전반 공동활용을 장려하고 있다.
◇이미 센터 52곳 구축…타 사업과 차별성 커
핵심연구지원센터는 이미 전국에 52곳이 구축됐다. 서울과 경기, 충청, 전라, 경상, 강원, 제주권역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센터를 분산 구축 지원했다. 어느 한쪽 분야에 쏠리지 않게 기초와 생명, 에너지환경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기계 소재 등 분야를 아우른다.
교육부, NFEC의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은 다른 유사 사업과 상당한 차별성을 가진다.
핵심연구지원센터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 장비 운영, 데이터 산출이 아니다. 면밀한 데이터 해석으로 연구 멘토링이 가능한 연구지원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또 많은 이들이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전환 및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핵심연구지원센터별 전문가로 구성된 맞춤형 컨설팅단을 운영해 각 센터가 초기부터 안정적으로 구축·운영·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NFEC의 ZEUS 종합정보시스템 내에 센터 연구장비를 공동 활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다. 연구시설·장비비 통합관리가 연계된 것도 특징이다. 여러 R&D 과제의 연구장비 유지보수비를 한 계정으로 통합해 모으고 모은 금액은 이월을 허용했다. 과제 종료 후에도 센터 연구장비 유지보수가 가능해 센터의 안정적인 정착과 자립에 기여한다.
신형식 원장은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으로 전국 권역별, 연구분야별 핵심연구지원센터가 정착하면 구축된 연구장비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개별 연구자 수요에 따라 구축하는 기존방식에서 센터 차원의 다수 요구에 따른 연구장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 R&D 예산 투입 효율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센터를 통해 수준 높은 연구 지원이 이뤄지고 공동연구 역시 활성화되는 등 효과로 대학 연구 역량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