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해경 해상구난 펌프 성능 개선...배수량 3배 증가 기여

해경이 고성능 펌프를 이용해 30m 거리 밖에서 불을 끄는 모습
해경이 고성능 펌프를 이용해 30m 거리 밖에서 불을 끄는 모습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이 해양경찰청(청장 김홍희)과 함께 해상에서 선박 침수 및 화재사고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고성능 배수펌프'를 공동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배수펌프는 선박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을 빠르게 배출하거나 소방호스와 연결해 화재선박을 진화하는 데 이용되는 해상구난 장비다. 주로 해경과 해군 등 관공선, 민간구조선에서 운용하고 있으며, 인명구조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침몰, 전복 등 2차 사고를 방지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100톤 이하 소형 해경함정에서는 기동성 확보를 위해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벼운 육상 양수기를 활용하고 있다. 해상구난 장비로 사용하기에는 배수량이 적고 소화수 분출거리도 짧아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어 해경이 생기원에 펌프 설계 관련 기술지원을 요청했다.

생기원 탄소중립산업기술연구부문 김진혁 연구원팀은 배수펌프 핵심부품인 해수흡입장치와 회전체를 해경이 원하는 성능기준에 부합하도록 맞춤 설계와 최적화를 지원했다.

그 결과, 배수량과 소화수 배출거리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해상구난에 특화된 고성능 펌프가 이달 완성됐다. 알루미늄 재질로 제작된 이 펌프는 육상이나 선박에 있는 엔진의 회전력을 부드러운 플렉시블 케이블로 해수흡입장치와 연결시켜 선박 내부의 바닷물을 기존보다 강한 압력으로 빠르게 배출하는 방식이다.

기존과 크기는 유사하지만, 배수량이 기존 1분당 약 500리터에서 1500리터로 3배가량 향상됐고, 분출거리도 약 25m에서 37m로 12m(50%) 정도 더 늘어나 배수와 소화 양 측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향후 상용화되면 해난구조뿐만 아니라 집중호우, 홍수 등으로 인한 다양한 수해현장에서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해경에서는 현재 경량화를 보다 보완한 이후 현장 배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진혁 연구원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해양사고 및 수해 현장에 매우 유용한 현장장비를 개발할 수 있어 기쁘며, 이에 그치지 않고 기술이전을 희망하는 펌프 전문 파트너기업을 발굴해 실제 사업화로 이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진혁 연구원은 해경으로부터 지원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9월 해양경찰의 날에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