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질 폐촉매에서 텅스텐 등 희소금속(희유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한내포티가 내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90억원 규모의 상장 전(프리IPO) 투자를 유치하고 상장 절차에 들어간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내포티는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디에이밸류인베스트먼트, 엠씨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9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상반기 투자 금액 대비 1.5배 상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한내포티는 올해 상반기에도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약 1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은 이미 지난해 40억원을 한내포티에 투자했다.
한내포티는 사용 후 폐기되는 탈질 폐촉매에서 텅스텐, 바나듐, 타이타늄 등 희소금속을 분리·정제해 고순도 원료 소재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탈질 촉매는 주로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를 연소할 때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를 줄이기 위해 쓰인다. 사용한 촉매에는 텅스텐과 같은 고가의 희소금속이 약 80% 포함되어 있으나, 그간 재활용 기술이 없어 전량 매립·폐기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바람이 기관투자자가 한내포티에 주목한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한내포티가 보유한 탈질 폐촉매 재활용 기술은 세계 최초다. 텅스텐은 소듐텅스테이트(Na2WO4) 형태로, 바나듐은 바나듐산화물(V2O5)형태로 각각 회수한다. 타이타늄 잔사는 일련의 습식 정제 공정을 거쳐 고순도 이산화 타이타늄(TiO2) 분말을 제조한다.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도 의미가 클 뿐 아니라 국내에서 수급 어려움을 겪는 희소금속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 역시 강점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생산되는 탈질 폐촉매는 약 40만t 이상으로 집계된다. 국내에서만도 약 1만3000t 가량이 매년 배출된다. 현재 당진공장 준공으로 연 6000t의 생산 캐파를 갖췄다.
한내포티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배출되는 탈질 폐촉매에서 창출할 수 있는 희소금속을 통한 경제적 가치가 약 1조3000억원에 이른다”면서 “한내포티가 보유한 기술로 환경오염 감소, 자원 순환, 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내포티는 최근 탈질 폐촉매 재활용 기술의 상용화와 양산을 완료했다. 양산 체계가 완비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지난해 당진공장 준공 안팎으로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향후 기존 주주의 보통주 전환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예비상장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환경분야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도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내포티에 투자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이미 진에너텍(80억원), 녹색자원(54억원) 등 다양한 환경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연말, 내년초에 걸쳐 연이어 결성된 그린뉴딜 펀드 역시 유망 환경 기업에 자금을 집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재·부품·장비 분야 전반에서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제조업체의 ESG 전환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