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팀이 초음파와 마찰전기에 반응해 스스로 약물을 주입하는 스마트 패치를 개발했다. 고성능 의료용 소자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박치영 에너지공학전공 교수팀이 극소량 약물의 장기적이고 주기적인 전달을 가능케 하는 초분자 복합체를 이용해 몸 속 주입형 젤과 피부 부착형 패치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저전력 및 초음파에 감응하는 나노 소재로 제작돼, 향후 고성능 의료용 소자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호에 반응해 특정 약물을 정해진 양만큼 방출하게 하는 복합체 개발은 스마트 약물 전달 시스템 연구의 핵심 관심사항이지만 합성이 복잡하고 정제 과정까지 거쳐야 해 개발이 어렵다. 또 다양한 자극에 감응해 정확한 양의 약물을 방출하도록 제작하는데 한계가 있다.
박 교수팀은 탄닌산과 철이온의 배위 결합체를 이용, 복합체를 단시간 내에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2~50㎚ 사이 구멍을 여러 개 갖는 물질인 '메조포러스 실리카 나노입자'에 약물을 담지시키고 여기에 배위 결합체를 코팅, 약물 방출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코팅된 나노입자가 전기나 초음파와 감응해 극소량 약물을 선택적으로 방출할 수 있게 했으며, 이를 인체 내 삽입이 가능한 젤 형태 및 패치 형태로 제작했다. 그 결과 복합체가 포함된 젤이나 패치가 초음파, 마찰전기와 같은 자극에 반응해 일정량의 약물을 방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추가적으로 개발된 복합체가 패치나 젤 형태로 삽입·부착되면 원격이나 마찰전기와 감응해 약물의 방출량을 조절할 수 있다. 배터리 없이 작동이 가능한 것을 의미해 향후 웨어러블 소자 제작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치영 교수는 “전기 신호, 초음파, 응력, 마찰전기 등에 정교하게 감응하며 장기간 적정량의 약물전달이 가능한 원천 기술”이라며 “다양한 부착형 패치 및 삽입형 젤 시스템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 사업과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나노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NANO'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박 교수의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최경현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