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들이 30일 청년 창업자 만남으로 청년층 구애에 나섰다. 하지만 청년들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선대위 구성 등에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창업지원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 엔피프틴(N15)'에서 육아출산 앱, 유튜브 헬스크리에이터 등 청년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났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창업자들이 3D 프린터, 레이저 가공기 등을 이용해 아이디어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게 설비를 갖춰놓은 공간이다. 엔피프틴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전문랩이다. 이 후보는 청년층 표심 잡기 일환으로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현장 기업 방문을 통해 혁신 창업 기업 육성 의지를 표명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제조업 지원방안과 부흥, 제조업 혁신 등을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이날 청주 청원구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를 찾았다. 이 곳에서 청년 창업자, 청년 문화 예술인과 간담회를 열고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윤 후보는 청년 예술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전날 대전에서 청년들과 토크 콘서트를 한데 이어 연일 청년 행보를 하고 있다. 자신의 취약 지지층인 청년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지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여야 두 후보가 MZ세대인 청년층에 이처럼 적극 구애하고 있지만,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나 청년에 대한 태도는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이 후보는 이날 '인재 영입 1호'로 30대 여성인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를 영입했다고 직접 발표했다. 조 교수 영입 배경은 '청년'과 '미래' 두 가지 키워드다.
지난 28일에는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9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중 8명을, 고등학교 3학년을 포함해 청년을 기용했다. 다양한 직업군의 청년을 포함시켜 이들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했다.
윤 후보도 이날 SNS에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을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을 비롯해 모든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하겠다”며 “청년을 선거용 장식품으로 잠깐 쓰고 버리지 않고 국정의 파트너로 삼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청년 목소리 경청이 말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선대위와 합을 맞추는 30대 이준석 당 대표 패싱 논란이 이어지면서다. 이 대표는 그간 사전에 선대위 일정을 공유받지 못했다. 또 자신의 반대에도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선대위에 합류했다며 '당 대표 패싱' 논란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기고 이날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윤 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에 7명의 청년보좌역을 임명한 것을 두고도 일각에서 비판하고 있다. 윤 후보 청년보좌역에는 김성용 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장능인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 주호영 조직총괄본부장은 박진호 국민의힘 김포갑 당협위원장,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은 박민영 전 바른정당 청년대변인 등을 선임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은 “윤 후보가 청년을 보좌진으로밖에 쓰지 않는 등 청년을 바라보는 '구시대적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청년 보좌역을 전면에 세워서 제대로 된 업무를 줘야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비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