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가 기존 월회비 방식이 아닌 가맹수수료(로열티) 방식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한다. 점포 임차료를 본사가 부담하고 매출 총이익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형태다. 점주 운영비 부담을 줄여 신규 출점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지만 차별화로 내세웠던 '3무(無)정책'(24시간 영업·로열티·중도 위약금) 취지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
이마트24는 점포 임차비용을 가맹본부가 부담하는 본부 임차형 방식의 새로운 창업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본사가 월세를 부담하고 정해진 비율로 수익을 배분해 가맹점주 운영비 부담을 낮추는 것이 골자다. 지금까지는 점주가 점포를 직접 임차하고 고정 월회비를 내는 정액제 모델을 유지해왔다. 가맹점과 본부가 이익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편의점의 로열티 방식과 달리, 65만~160만원 고정금액만 내면 나머지 이익은 점주가 모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마트24 대표 차별화 모델로 꼽혀왔다.
문제는 점주가 고정지출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GS25·CU·세븐일레븐은 가맹본부가 임차료를 부담하는 위탁가맹 모델이 있지만 이마트24는 운영 중인 세 가지 유형 가맹모델 모두 임차료를 점주가 직접 부담하는 형태다. 매달 월세와 회비를 납부해 고정비 지출이 다른 편의점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이는 이마트24 점포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업황이 좋을 때는 다른 편의점 모델보다 높은 수익을 거두지만 매출이 부진하면 손실 부담이 커진다. 편의점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가맹점주 입장에선 진입장벽이 높다. 경쟁 편의점 브랜드의 전환 출점 시에도 운영비 부담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계약서 약관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새로운 가맹모델을 선보일 전망이다. 편의점 근접 출점 제한으로 점포수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마트24 입장에서는 예비 창업주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새로운 가맹 모델이 필요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이마트24 점포수는 5701개다. 1만5000개가 넘는 CU·GS25 대비 3분의 1에 그친다.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외형 확대가 필요하지만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에 발이 묶여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본부임차 점포에 대해 월세를 본사가 부담하는 등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는 모델에 대한 요청이 지속적으로 있어 왔고 이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장 매물로 나온 한국미니스톱 인수도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가격 차와 시너지에 대한 의문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과거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세븐일레븐이 흡수합병까지 9년이 걸리는 등 통합 시너지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미니스톱 인수보다는 브랜드 전환 출점 전략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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