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피브레인(IP-BRAIN)'은 지식재산(IP)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애니파이브를 단단하게 받쳐주는 IP 관리 솔루션 시장의 국내 대표 브랜드이자 캐시카우입니다. 수많은 대·중·소기업과 연구기관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 사업화 지원 과제로 작년부터 인공지능(AI) 기술을 토대로 CAT(번역지원) 툴과 중소기업의 IP 가치를 객관적 숫자로 매기는 기술평가 툴을 개발 중입니다. 내년 3분기 내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들 사업화 개발 과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회사는 B2B에서 B2C 분야로 외연을 확장, 아이피브레인 뒤를 이어 빠른 시일 내 '제2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김태형 애니파이브 기술연구소장은 애니파이브가 국내 시장에 머물고 있지만 18년간 축적한 IP기술력·노하우에 AI·자연어처리(NLP) 등 자신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해 결실을 맺는데 주력하고 있다. 애니파이브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물꼬를 터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IP 전문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각오다.
김 연구소장의 자신감은 남다른 경력에 근거한다. 그는 이론 물리학을 전공한 물리학 박사 출신이다. 2000년 졸업 후엔 국내와 독일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전산물리를 약 5년간 다뤘다. 공교롭게도 전공한 분야는 코딩을 잘 다뤄야 할 뿐 아니라 AI 기본 개념과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교단이 아닌 창업을 선택했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클래식의 마니아를 대상으로 포털 사이트(고우클래식)를 2007년부터 본격 운영해왔다. 2016년 자연어 처리에 관심을 가지면서 2019년부터 AI 개발자로 취업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김기종 애니파이브 대표와 조우, 작년 11월에 합류했다. 김 연구소장의 AI 기술·B2C 사업 경험이 김 대표가 평소 안고 있던 고민 해결책과 맞아떨어졌다.
김 연구소장은 IP번역을 위한 AI 기반의 온라인 CAT툴 국산화에 도전장을 냈다. 외산 대비 가격이 저렴하면서 IP기업인 애니파이브의 장점을 십분 살려 특허·법률 전문 용어가 담긴 문장을 제대로 번역하는 한국형 CAT 툴을 내년 7월 선보일 계획이다.
김태형 연구소장은 “국내 CAT 툴 시장은 트라도스, 메모큐, 멤소스 등 값비싼 외산 CAT툴에 사실상 의존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또는 변리사 입장에선 외산 툴은 고가인데다 커스터마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용이 불편할 뿐 아니라 번역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산 툴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국산 CAT툴에 AI 기반의 검수(역번역)기능을 개발 중”이라며 “현재 한글을 영문으로 번역했을 때 정확성 여부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타·비문법 등 단순 오류 수준을 넘어서 번역이 잘 됐는지 안 됐는지를 AI 기술로 검수한다”고 말했다. 원리는 번역된 것을 역번역하는 것이다. 원문 한글과 번역 한글 간 유사도를 수치로 비교해 에러율을 확인하면 된다.
김 연구소장은 또 'AI 기반의 기업능력평가서비스' 사업화 개발 과제를 총괄하고 있다. 기술중심형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해 AI 기술을 이용해 IP·재무·사회적 평판 등 흩어진 기업 정보를 전반적으로 점검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는 솔루션 개발이 목표다.
그는 “중소기업이 우수 IP를 보유하고 있어도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고 투자자도 IP 기술력을 평가하기가 녹록하지 않다”면서 “변리사보다 유사특허 유무 등 특허 내용을 빠르게 찾고 정확히 평가하는 방법으로 AI를 활용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애니파이브는 이를 위해 중소기업이 보유한 IP에 대해 품질 평가점수(Q-스코어)와 권리유효성 평가 점수(V-스코어)를 동시에 보여주는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품질 평가 점수는 IP 거래내역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를 통해 개인의 신용평가 점수처럼 IP를 평가할 수 있다.
김 연구소장은 “글로벌 파트너 아이피위(IPwee)가 이미 보유한 IP 품질 평가점수인 'Q-스코어 DB'를 제공받았다”면서 “AI 기술로 점수가 매겨진 IP 조건을 토대로 학습데이터를 구축, 품질 평가 점수 엔진을 독자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이피위의 Q-스코어 점수를 보고 Q-스코어 알고리즘을 리버스 엔지니어링한 것이다.
권리유효성 점수는 파악하기 까다로운 IP 권리의 유효 가부를 가늠해주는 잣대다. IP가 아무리 비싸고 좋아도 유사한 IP가 있으면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사 IP가 많으면 낮은 점수를 받는 구조다. 특허청구항의 특허 권리를 설명하는 항목을 자연어 처리 기술을 이용해 문서유사도를 검사해 점수를 매기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태형 연구소장은 “CAT 툴·AI 기반 IP 평가솔루션 등은 VC·중소기업 외에 개인투자자·변리사 등 비상장 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제공해 애니파이브가 B2B서 B2C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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