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배터리 제조사가 4조원대 설비 투자를 단행한다. 한국 배터리 장비업체의 유럽 시장 러시가 예상된다. 노스볼트(스웨덴), 폭스바겐(독일), 브리티시볼트(영국) 등 유럽 배터리 제조사는 이달부터 총 40GWh 규모 배터리 완제품 공장을 구축한다. 이달 노스볼트를 시작으로 늦어도 내년 1~2월까지 폭스바겐과 브리티시볼트가 연이어 전·후공정 장비업체 선정작업에 들어간다.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한 폭스바겐그룹이 20GWh, 노스볼트와 영국의 신규 배터리 업체 브리티시볼트가 각각 15GWh, 5GWh 규모 설비 투자를 준비 중이다. 통상적으로 GWh당 공정 장비 규모가 1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발주 금액은 모두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설비 발주는 전극제조·조립공정·화성공정·믹싱공정 등 분야별로 진행된다.
유럽 배터리 업체는 한국 장비 구매를 타진하고 있다. 발주를 앞두고 한국을 방문, 일부 업체와 만나 발주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배터리 3사에 공급하며 쌓아온 기술 경쟁력과 배터리 밸류체인을 높이 사고 있다는 전언이다.
노스볼트 등이 중국산 장비를 적용했다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 업체 선호현상이 뚜렷해졌다. 최근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배터리 생산 공정 장비 대다수를 한국 업체가 수주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프랑스 배터리셀 기업 ACC의 장 밥티스 페르노 ACC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국 배터리 관련 장비·소재 기업과 협력하길 원한다”면서 “한국의 배터리 공급 생태계는 일본보다 더욱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82GWh에서 오는 2026년 410GWh로 연평균 38% 성장할 전망이다. 초기 유럽 시장에 진입하면 한국 시장 못지않은 '황금어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표]이차전지 생산 공정별 주요 장비업체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