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부유' 내건 中, 최저임금 도미노 인상…제조업 '탈중국' 촉발하나

중국 주요 지역이 시진핑 지도부가 내건 '공동부유' 기치에 따라 최저임금 도미노 인상에 나서고 있다. 빈부격차를 완화해 노동자 계층 불만을 줄이기 위함이다. 글로벌 제조업계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중국 내 생산거점의 국외 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쳤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광둥성이 지난 1일 지역별 월 1410~2200위안(약 26만~40만원) 수준이던 최저임금을 1620~2360위안(약 29만~43만원)으로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광둥성이 최저임금을 조정한 것은 지난 2018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선전시는 2200위안에서 2360위안으로 7.3% 인상했다. 광저우시는 2100위안에서 2300위안으로 9.5% 올렸다.

중국 내 인건비는 현재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일본 무역진흥기구(JETRO)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 진출한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중국 내 제조업 근로자 기본급은 평균 531달러(약 62만5000원)다. 태국 447달러, 베트남 25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닛케이는 이 같은 인건비 상승이 주요 기업들의 생산 공장 국외 이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거점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일본 도요타, 혼다, 닛산은 이번에 최저임금을 올린 광둥성에 완성차 생산 거점을 구축했다. 앞으로도 중국 내 인건비 상승이 계속되면 공장 이전에 대한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최저임금은 31개 성·직할시·자치구가 각 지역 실정에 맞춰 개별 검토하는 구조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최저임금을 2~3년에 한 번 재검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올해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직할시를 포함해 장쑤성, 저장성, 헤이룽장성, 내몽골 자치구, 산시성 등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잇달았다.

닛케이는 각 지역 최저임금 상승 기조가 시진핑 지도부의 '공동부유'에 호응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지난 8월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 당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는 '공동부유'를 실현하기 위해 부의 배분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올해 최저임금을 인상한 중국 내 20개 지역 중 절반이 9월 이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