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연말연초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올해들어 최고치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이 11월 물가의 가장 큰 상방 압력이었다. 석유류는 지난해 대비 35.5% 상승해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에는 1.32%포인트(P) 기여했다. 유가와 더불어 재료비 상승으로 인해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이 올랐다. 한파와 병해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도 인상됐다.
물가는 12월에도 3%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연일 급락하면서 70달러를 하회하고 있지만 12월 물가에 반영되는 시점은 2~3주 후가 되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월에는 국제유가 상승세 진정, 유류세 인하 효과, 김장 조기 종료 등으로 상승 폭이 둔화할 것”이라며 “연간으로는 한국은행(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정작 한국은행은 “11월 물가상승률이 전망 당시 예상 수준을 상회함에 따라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11월 전망한 2.3%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해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한은은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 수준을 웃돌 것으로 봤으나 상회 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다 덧붙였다. 통계청도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개인서비스도 방역체계 전환, 소비심리 회복으로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물가상승이 언제까지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상방과 하방 압력이 혼재해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OECD는 한국의 내년 물가상승률을 2.1%로 예측했고 한은도 2.0% 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내년 물가를 예측하면서 국제유가를 80달러로 가정했는데 최근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물가도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오미크론 확산은 경제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오미크론 문제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확산 속도, 치명률, 각 나라별 방역 조치 등에 따라 향후 물가, 성장률 등 실물 경기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속보치와 동일한 0.3%로 집계됐다.
다만 10월과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신용카드 사용 실적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만큼 올해 성장률에서는 오미크론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정부 재정집행이 4분기 예정된 점도 경제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표. 전년동월비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자료=통계청)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