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데이터 혁신 인프라 구축, 인공지능(AI) 기반 금융혁신, 디지털 트러스트(신뢰도) 제고 등 디지털 금융 생태계 외연 넓히기에 나선다. 그 일환으로 조만간 빅테크·핀테크 수장들을 만나 업계 의견을 수렴, 디지털 금융혁신 전략을 발표한다.
다만 전통금융과 빅테크간 동일기능 동일 규제 원칙은 고수했다.
3일 고 위원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금융혁신을 위해 혁신과 경쟁 유도와 함께 금융안정과 소비자보호라는 금융 원칙을 균형있게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술혁신 등을 감안해 시장 참가자 운신의 폭을 넓히되,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아래 공정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고 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빅테크 기업에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강조해 왔다. 이로 인해 빅테크 업계는 전통금융 획일적 규제를 빅테크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시장 퇴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고 위원장은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균형있게 접근해 핀테크 산업의 안정적·지속적 발전을 위한 정책을 앞으로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금융혁신 과제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디지털 생태계 원활한 조성을 위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혁신 가속화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와 다양한 생활형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 마련 △디지털 트러스트 확보를 위한 디지털 리스크·금융보안 대응 강화 등이다.
고 위원장은 빅테크·핀테크 수장들과 디지털 혁신금융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빅테크 기업 대표로는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등이 참석한다.
간담회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금융 발전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디지털 혁신금융을 위한 주요과제'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발표한다.
우선 개인정보, 가명정보 등 데이터를 결합하고 유통할 수 있는 여건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또 지속 가능한 디지털 혁신금융을 위한 정보보호 인프라 조성을 검토한다. 신뢰할 수 있는 인증·신원확인 기술 도입 방안도 강구한다.
금융플랫폼 발전 전략도 도출한다. 금융회사의 금융플랫폼 사업 진출을 지원하는 동시에 핀테크 산업을 육성해 금융플랫폼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